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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이 운영하는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미국 내 사업권을 강제 매각시키는 법안이 23일(현지 시간) 미국 상원에서도 통과했다. 미국 Z세대가 가장 좋아하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틱톡 문제가 11월 대선에 미칠 영향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 등은 이날 미국 상원이 앞서 20일 하원을 통과한 ‘안보예산 패키지 법안’을 찬성 79표 대 반대 18표로 가결했다고 전했다. 이 패키지에는 틱톡 모회사인 중국 정보기술(IT) 기업 바이트댄스가 270일(대통령이 90일 연장 가능, 총 360일) 안에 미국 내 틱톡 지분을 매각하도록 강제하는 법안이 담겨 있다. 바이트댄스가 매각을 거부하면 틱톡의 미국 내 사용이 사실상 금지된다.
앞서 미국 정치권 내 대중국 강경파들은 중국공산당이 틱톡을 통해 미국 선거와 여론 형성에 개입하고 미국인들의 개인정보를 빼낼 수 있다며 이 법안을 추진했다.
중국 정부 뿐 아니라 미국 내 틱톡 사용자들도 강하게 반발하면서 이번 사태가 11월 미국 대선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인구의 절반 이상인 약 1억7000만 명이 사용할 만큼 틱톡이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맥스웰 프로스트 민주당 하원의원은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틱톡 사용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젊은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어야 하는 민주당에게 이 법안은 실수”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달 말 CNBC방송이 미국인 1001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여론조사 결과, 틱톡 매각 및 금지에 찬성한 비율은 47%로 절반이 채 안됐다. 특히 공화당원의 60%가, 민주당원은 이보다 적은 40%만이 찬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매체는 “틱톡이 많은 표심을 결정하지는 않겠지만,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크지 않은 만큼 민주당 지지자들의 미적지근한 반응이 경합주에서는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짚었다.
반면 재임 시절 틱톡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갑자기 태도를 바꿔 이번 법안에 반대 입장을 냈다. 미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 등은 그 배경으로 공화당 ‘큰손’ 제프 야스를 꼽았다. 친(親)기업, 보수 성향 정치 기부 단체 ‘성장클럽(Club for Growth·CFG)’의 주요 자금줄인 억만장자 야스는 바이트댄스의 지분 15%를 갖고 있다. 이 매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야스와의 회동 후 입장을 선회했다고 전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