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과대학·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오는 30일 진료를 전면 중단한다고 밝힌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이날 비대위는 서울의대 교수들이 장시간 근무로 인한 피로 누적 등을 호소하며 오는 30일 응급·중증·입원 환자를 제외한 분야의 진료를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의료계에 따르면 24일 기준으로 ‘주 1회 휴진’에 동참하거나 검토 중인 의대는 전체 40곳 중 과반인 22곳으로 소속 병원은 56곳에 달한다. 다만 이들 병원 교수들은 휴진하더라도 응급과 중증 환자에 대한 진료와 수술은 최대한 유지할 방침이다.
삼성서울병원·강북삼성병원·삼성창원병원을 산하에 둔 성균관대 의대 교수 비대위는 24일 ‘주 52시간 근무를 지키고 피로가 누적된 교수는 병원과 상의해 주 1회 휴진일을 정하라’고 권고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대부분의 교수가 피로 누적 상태라 휴진 대상”이라며 “상당수는 금요일 휴진하겠지만 개인 사정이 있을 수 있으니 자율적으로 날짜를 정하라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 1회 휴진’은 전날 서울대와 울산대 의대의 결정 이후 급속히 확산되는 모습이다. 두 대학을 포함해 19개 의대가 참여하는 전국 의대교수 비대위(전의비)는 23일 총회에서 “다음 주 하루 휴진하고 주 1회 정기 휴진 여부를 26일 총회에서 논의하겠다”고 밝혀 추가로 휴진에 동참하는 대학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와 환자 단체는 휴진 움직임을 비판하고 나섰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24일 “전의비의 주 1회 휴진 결정에 대해 유감의 뜻을 밝힌다”며 “병원 차원에서 휴진하려면 사전에 병원장 승낙 하에 조정돼야 한다. 아직 그 단계까지는 안 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현장에서 실제로 얼마나 의료 공백이 생길지 면밀히 지켜보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는 이날 “상급종합병원이 주 1회 수술과 외래 진료를 멈추는 것은 암환자들에게 죽음을 선고하고 투병 의지를 꺾는 것”이라며 철회를 촉구했다.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진주=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