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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쿠팡, 하도급 업체에 판촉비 떠넘긴 의혹 공정위 조사 받아

입력 | 2024-04-25 03:00:00

쿠팡 “업체와 협의된 프로모션”
검색순위 조작의혹 결과도 곧 나와



ⓒ뉴시스


쿠팡이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위탁해 제조, 납품하는 하도급 업체에 판촉비용을 떠넘겼다는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탐사’ ‘코멧’ 등 PB 상품이 검색 순위 상단에 노출되도록 조작한 혐의에 대해서도 곧 공정위가 제재 여부를 결정한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현재 쿠팡의 하도급법 위반 행위에 대해 막바지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공정위가 이르면 상반기(1∼6월)에 검찰의 공소장 격인 심사보고서를 보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문제가 된 건 쿠팡이 실적이 부진한 일부 PB 상품 가격을 내리면서 하도급 업체에 판촉비용을 떠넘겼다는 의혹이다. PB 상품을 제조·납품한 업체들이 할인행사에 드는 비용을 전부 부담하게끔 했다는 것이다.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부당하게 판촉비용을 전가했다면 하도급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쿠팡은 PB 상품이 검색 순위 상단에 올라가도록 우대한 정황으로도 공정위 조사를 받았다. 임직원에게 구매 후기를 작성하게 하고 알고리즘을 조작하는 등의 방식으로 PB 상품을 위쪽에 노출시켰다는 것이다.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앞서 21일 TV 인터뷰에서 “머지않아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쿠팡의 자사 우대 행위를 다루게 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공정위는 이르면 다음 달 전원회의를 열어 이에 대한 제재 여부와 수위 등을 심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쿠팡은 리뷰를 조작한 게 아니라 ‘쿠팡 체험단’을 운영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쿠팡은 한 위원장의 발언 이후 낸 입장문에서 “대기업 시장 장악으로 생존이 어려운 우수 중소기업의 PB 상품들을 소개하기 위해 투명하고 적법하게 ‘쿠팡 체험단’을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알고리즘 조작 의혹에 대해서도 “대형마트도 매출이 최대 4배 오르는 ‘골드존’ 매대에 PB 상품을 진열하는데 쿠팡만 규제하는 것은 명백한 역차별”이라고 반발했다.

쿠팡의 불공정 의혹이 속속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쿠팡의 멤버십 가격 인상도 논란을 사고 있다. 최근 쿠팡은 유료 회원제 ‘와우 멤버십’ 월 구독료를 4900원에서 7890원으로 58.1% 올렸다. 저가 마케팅으로 시장을 장악한 뒤 시장 지배력을 남용해 가격을 인상했다는 비판이 일었지만 마땅한 제재 수단은 없는 상황이다.

쿠팡은 하도급 갑질 의혹에 대해 “CPLB(쿠팡 PB 제조 자회사)는 납품업체와 프로모션에 대해 충분한 협의를 통해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 공정위 조사에 협조하며 사실관계를 적극 소명하고 있다”고 했다.



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