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회 걸쳐 유아인에 프로포폴 투약 혐의 의사 측 "프로포폴, 향정 의약품 아냐" 1심 "장기간 미관리 상태서 대량 사용돼" "의사로서 직접 투약…안 좋은 양형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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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39)씨에게 수면제를 타인 명의로 처방하고, 스스로 프로포폴을 투약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의사가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유동균 판사는 25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기소된 의사 신모씨에게 징역 1년2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약물치료 강의 수강과 27만원의 추징도 명령했다.
유 판사는 “프로포폴은 정맥주사제로 많이 쓰이나 환각 증상과 오남용의 부작용 문제로 2011년부터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며 프로포폴의 유해성을 설명했다.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있고, 아무런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은 유리한 정상”이라며 “그 밖의 나이, 성행 등의 정상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유 판사는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사건을 떠나 의사로서 프로포폴을 직접 투약했다는 점을 안 좋은 양형 사유로 정했다”고 부연했다.
신씨는 유씨에게 17회에 걸쳐 프로포폴을 투약했음에도 관련 내역을 식약처에 보고하지 않고, 프로포폴을 ‘셀프 투약’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검찰은 그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증거인멸 내지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끝에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변호인은 “전세계적으로 (프로포폴을)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지정한 나라는 우리나라뿐”이라며 “미국 가수 마이클 잭슨이 투약 과정에서 사망했기 때문에 식약처가 포퓰리즘성으로 지정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이 사건은 피고인(신씨)의 문제가 아닌 유아인씨의 문제였다”며 “피고인은 프로포폴에 중독된 상태가 아니다. 투약 횟수도 많지 않은 점을 참작해달라”고 항변했다.
검찰은 결심 공판 단계에서 신씨에게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추징금 27만원을 명령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한편 유씨에게 수면제를 타인 명의로 처방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다른 의사들도 벌금형부터 징역형 집행유예 등 잇따라 유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