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역∼울산항역 4.6km 구간 2027년 말 완공해 운행할 계획 장생포 고래문화특구까지 연결 ‘2028 정원박람회’와 시너지도
수소트램이 2027년 말 울산 남구 태화강역∼장생포 구간(4.6km)을 달린다. 17일 울산항역에서 김두겸 울산시장(왼쪽에서 세 번째)과 서동욱 남구청장(왼쪽에서 네 번째) 등이 수소트램을 배경으로 현장 브리핑을 하고 있다. 울산시 제공
울산 도심 교통의 요충지인 남구 태화강역과 관광 명소인 장생포 고래문화특구가 수소트램으로 연결된다. 2027년 개통하면 울산이 세계 최초로 수소트램을 상용화한 도시라는 타이틀을 쥐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울산시는 2020년 폐선이 된 태화강역에서 울산항역까지 4.6km 구간에 수소트램을 도입해 2027년 말부터 운행한다고 25일 밝혔다.
이 수소트램은 수소에너지를 활용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 노면 전차다. 동력은 수소와 공기 중 산소를 결합해 만들어진 전기를 사용한다. 열차 지붕에 있는 배터리(수소연료전지)에 한 번 충전하면 150km까지 운행할 수 있다. 최고 속력은 시속 70km이다. 열차 내부에서 전기를 자체 생산할 수 있어 전기선이 없는 이른바 무가선 방식으로 주행한다. 공해와 소음, 진동이 거의 없는 것이 장점이다.
국가철도공단 등 관련 기관과 선로 활용을 위한 논의가 끝나는 대로 기본계획 수립과 실시설계 등을 거쳐 2027년 말까지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현재로선 소규모 노면전차 등에 적용하는 궤도운송법에 따라 사업비 235억 원을 전액 울산시가 부담해야 한다. 시는 사업 전담팀을 구성해 정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찾는다.
사업이 완료되면 탑승객은 장생포 울산항역에 내린 뒤 셔틀버스를 이용해 고래문화특구를 둘러볼 수 있다. 우리나라 산업화의 상징인 화물열차가 다녔던 노선을 친환경 수소트램으로 이동해서 고래 관광을 즐기는 코스다. 노선에는 정원 200명인 수소 트램 1대가 운행한다. 이 트램은 3칸짜리이며, 15분 간격으로 해당 구간을 오간다.
무엇보다 울산시가 태화강역 인근에 준비 중인 2028년 국제정원박람회에도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태화강역 주변에 있는 삼산·여천 쓰레기 매립장은 세계적 수준의 파크골프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수소트램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시는 기대한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17일 열린 무료 시승 행사에서 시민들에게 “연간 200t의 청정 공기를 내뿜는 수소트램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면 정원박람회장을 찾는 국내외 방문객들에게 친환경 수소도시 울산의 이미지를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해와 산업폐기물의 상징이던 삼산·여천 쓰레기 매립장이 세계적인 파크골프장으로 조성된다면 생태관광의 스토리텔링에도 충분한 소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