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하고 주말엔 신앙 생활하느라 운동할 시간이 없었죠. 40세 중반을 넘기자 두통, 고혈압 등 증세나 나타나며 몸 여기저기가 고장 나더군요. 폐렴도 걸리는 등 잔병도 많았죠. 무엇보다 불면증에 시달렸어요. 그래도 운동할 생각은 못 했는데 딱 55세 때 경기도 양평 토목 공사 현장에서 마을 사람들 축구 하는 것을 보는데 저에게도 함께 하자고 해서 시작했죠. 옛날 생각이 나기도 했죠. 그래서 함께했죠. 오랜만에 하니 힘들었는데 그날 밤 정말 푹 잔 겁니다. 거짓말 같았죠.”
이태용 대표가 경기 고양시 충장근린체육공원 축구장에서 공을 드리블하고 있다. 그는 사업 등으로 운동을 소홀히 하다 망가진 몸을 되살리기 위해 10여 년 전부터 축구를 시작해 주말마다 그라운드를 뛰고 있다. 고양=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경기도 양평에서 축구하면서부터 토요일은 축구 하는 날이 됐다. 체력이 바닥난 상태라 처음엔 하기 힘들었다. 뛰다 발이 엉켜 넘어지는 일도 잦았다. 그래서 집에 고정식 자전거를 사다 놓고 탔다. 스트레칭 체조와 자전거 타기로 몸을 한 7개월쯤 만들자 ‘과거 실력’이 나왔다. 드리블과 트래핑이 자유롭게 됐고, 스피드도 나왔다. 학창시절 미드필더와 섀도 스트라이커로 뛰었던 실력을 뽐내기 시작했다. 골도 많이 잡아냈다. 요즘도 60대 중반임에도 경기할 땐 25분 경기를 3회 이상 소화할 정도로 탄탄한 체력을 자랑하고 있다.
이태용 대표(왼쪽)가 경기 고양시 충장근린체육공원 축구장에서 박경훈 프로축구 K리그2 수원 삼성 단장과 함께 엄지척을 하고 있다. 고양=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몸이 허약하다는 게 겨울엔 추위를 잘 타고, 여름엔 더위를 잘 타요. 여름의 경우 에어컨 냉방 속에서만 사니 목이 아프고 컨디션이 안 좋아졌죠. 여름에 감기도 걸리고…. 축구를 지속적으로 하면서는 추위 더위도 잘 이겨냈죠.”
축구는 사실상 토요일에만 한다. 평일엔 사업으로 바쁘고 일요일엔 교회 장로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통 꾸준한 운동이 건강 비결이라고 하는데 주말 운동만으로 건강을 지킬 수 있을까.
2022년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주말 전사(Weekend Warrior·격렬한 운동을 주말에 몰아서 하는 사람)’도 국제보건기구(WHO)의 가이드라인을 따른다면 건강을 유지하며 다양한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이태용 대표가 경기 고양시 충장근린체육공원 축구장에서 오른발로 공을 들어올리며 활짝 웃고 있다. 고양=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이태용 대표(앞줄 왼쪽)가 유나티디원 회원들과 함께 포즈를 쥐챘다. 뒷줄 왼쪽에서 네 번째가 박경훈 단장. 이태용 단장 제공.
유나이트드원은 수요일과 목요일 저녁에, 용산60대상비군은 토요일 경기를 한다. 이 대표는 박 단장하고 함께 두 팀에서 뛰고 있다. 이 대표는 용산60대상비군은 매주 나가지만 유나이티드원은 한 달에 2회 이상 참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상 평일엔 시간 내기가 쉽지 않다.
“뭐 솔직히 제가 언제 대표선수 출신들하고 함께 뛰어 보겠어요. 실력은 안 되지만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유나이티드원이 60대 팀이지만 연습 경기를 할 땐 40~50대 팀하고 붙죠. 한 경기 하고 나면 정말 몸은 녹초가 되지만 축구 실력은 예순 중반을 넘긴 나이에도 늘고 있습니다.”
이태용 대표(왼쪽)이 양평에서 활동할 때 모습. 이태용 단장 제공.
이 대표는 축구를 한동안 잊고 살았지만 좋은 점도 있었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축구를 오래한 분들은 무릎이나 발목 등이 좋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통증을 참고 축구를 하시죠. 전 한 30년 축구를 하지 않아서인지 관절은 아직 끄떡없어요.”
이태용 대표가 경기 고양시 충장근린체육공원 축구장에서 공을 들고 엄지척을 하고 있다. 고양=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