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NBC,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 교도통신,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 또한 한국 최대 음반 기획사 하이브와 산하 레이블 겸 걸그룹 뉴진스의 소속사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가 벌이는 공방을 상세히 전했다.
특히 이번 사건을 ‘수익성 높은 K팝 산업에서 벌어지는 권력 투쟁’으로 조명하며 사태의 장기화 및 하이브의 실적 악화 가능성을 우려했다. 하이브가 K팝 산업에 선도적으로 도입한 ‘멀티 레이블 전략’ 또한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하이브는 26일 민 대표를 업무상 배임 등으로 고발했다. 연일 하락세인 하이브 주가는 이날도 4.95% 떨어졌다. 내분이 공개된 22일 이후 이날까지 닷새 동안 12.58% 급락했다. 이 기간 시가총액도 약 1조2000억 원 증발했다.
26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은 이번 사태를 “돈이 되는(lucrative) K팝 산업을 강타한 최신 분쟁”이라고 소개하며 이번 사태가 K팝 산업의 성장 가늠자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K팝 산업이 성장통을 겪고 있다’는 한국 증권가 분석을 전하며 “K팝 업계가 아티스트와 지식재산권을 잘 보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대목도 인용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양측이 모두 상대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갈등이 수렁에 빠져 실적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다음 달 24일 새 싱글을 발매할 예정인 뉴진스의 활동에도 어떤 식으로든 타격이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일본 교도통신 또한 뉴진스 멤버들이 민 대표를 엄마로 여기고 있다며 “뉴진스의 활동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전했다.
CNBC는 하이브의 ‘멀티 레이블 전략’을 상세히 소개하며 대표 아이돌 ‘BTS’가 멤버들의 군 입대로 공백기를 갖는 동안 어도어 등 산하 레이블이 하이브 수익을 견인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서 보듯 하이브와 레이블 간 집안싸움이 벌어지면서 기존의 성공 공식이 통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 경영매체 패스트컴퍼니 또한 “어도어의 전례 없는 성공이 하이브를 국제 무대에서 주목받게 했다”고 평했다.
미 음악 매체 빌보드, AFP통신 등은 25일 민 대표의 기자회견을 상세히 전했다. 빌보드는 “민 대표가 2시간 넘게 감정적인(emotional) 기자회견을 열었다”며 “뉴진스 컴백을 코앞에 두고 양측이 ‘뉴진스를 위한 최선’이라고 주장하며 전쟁에 돌입했다”고 평했다. AFP통신은 하이브 측이 민 대표가 무속인에게 경영 코칭을 받았다고 비판한 내용 등도 소개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