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1인당 연간 해산물 소비량 1위인 한국 국민에게 찜찜한 소식이다. ‘해산물은 건강한 식재료’라는 상식이 흔들릴 만한 일이다.
특히 새우나 게 랍스터 같은 갑각류를 평소 즐겨먹는 사람이라면, ‘영속적 화학물질’(인체나 환경에서 분해되지 않는 화학 물질)로 알려진 과불화화합물(PFAS) 노출 위험을 신경써야 할 것 같다.
국제 학술지 ‘노출과 건강’(Exposure and Health)에 지난 12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미국 다트머스대 연구진은 대서양 연안 뉴햄프셔 주 포츠머스 시 주민 약 1800명의 해산물 소비 습관을 토대로 시장에서 파는 다양한 해산물의 PFAS 농도를 조사했다. 그 중 새우와 랍스터에서 가장 높은 농도가 측정됐다.
다트머스대 생물학 교수로 이번 연구의 공동 저자인 셀리아 Y.첸 교수는 “해산물 소비가 이를 즐기는 이들에게 PFAS 노출의 중요한 경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주목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헬스닷컴과 인터뷰에서 밝혔다.
앞서 담수 물고기에서 꽤 높은 농도의 PFAS가 측정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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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를 함께 한 타드머스 의대 메건 로마노 박사는 바다 생물을 대상으로 PFAS오염 실태를 조사한 연구가 매우 드물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먹는 대부분의 생선과 조개류가 담수보다는 바다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이런 실태는 이상하게 보였다”라며 해산물을 먹는 사람들이 PFAS에 노출될 위험이 어느 정도인지 이해하기 위해 ▼사람들이 해산물을 얼마나 많이 먹는지, ▼어떤 종류의 해산물을 먹는지, ▼사람들이 먹는 각종 해산물에는 얼마나 많은 PFAS가 함유돼 있는지를 파악했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2세부터 11세까지의 아동과 성인 등 총 1829명의 해산물 소비 습관을 조사했다. 이어 포츠머스 시장에서 판매하는 신선한 대구, 굴, 바닷가재, 연어, 가리비, 새우와 참치를 대상으로 26가지 유형의 PFAS 농도를 측정했다. 이 지역 주민을 조사 대상으로 삼은 것은 이곳 해산물 소비량이 미국 평균 보다 1.5배 높기 때문이다.
이 바다 동물들이 어떻게 PFAS를 섭취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연구진은 해저에서 농도가 더 높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새우와 랍스터가 상위권에 오른 이유를 설명한다고 말했다.
일부 종은 해안에 더 가깝게 사는 경우 PFAS 수치가 더 높을 수도 있다.
로마노 박사는 “우리의 연구 결과는 매우 빈번하게 해산물을 소비하는 사람들에게 새우와 바닷가재 같은 특정 해산물로 인해 과도한 PFAS 노출 위험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특정 해산물에서 고농도의 PFAS가 검출됐다는 다른 연구를 바탕으로 했으며, 미국과 유럽 및 그 외 지역 연안에서 채취한 해산물도 조사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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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PFAS 노출을 피하기 위해 해산물을 아예 먹지 말아야 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하면서, 다만 종류를 가려 먹으라고 조언했다.
갑각류는 섭취 횟수를 줄이고 정어리 같은 덩치가 작은 물고기를 선택하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작년 미국 마운트 시나이 의과대학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 거주 다 인종 중 아시아계의 PFAS의 노출 정도가 가장 높았다.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혈중 PFAS 농도 중간 값이 백인보다 88%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명확한 이유는 밝혀내지 못 했지만 식문화가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추정됐다.
환경단체인 천연자원보호협의회(NRDC)의 수석 연구원인 애나 리드는 과불화화합물 오염 가능성이 큰 민물고기의 경우 아시아계의 섭취량이 가장 많다면서 문화와 식이 요인이 인종별 노출 수준의 차이를 불러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