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신한 베개와 오직 사랑 뿐/피터 H.레이놀즈·헨리 로켓 레이놀즈 글,그림·류재향 옮김/40쪽·1만5500원·초록귤
‘행복해지기 위해 꼭 필요한 게 있다면 무엇일까?’
책은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주인공은 아빠와 아이다. 아이는 아빠에게 다가와 뭔가 필요한 게 있냐고 묻는다. 아빠는 “나에겐 네가 있잖니! 우리에겐 사랑이 있고! 우리에게 필요한 건 그게 전부란다!”라고 답한다. 아이는 이를 긍정하면서도 자꾸 “한 개만 더요!”라고 반복한다. 폭신한 베개, 지붕, 벽, 화장실, 욕조, 초콜릿, 텃밭 등 편안한 삶을 위해 필요한 것들을 하나둘 덧붙인다. 아빠는 단순한 삶이 주는 기쁨에 대해 알려주면서도 아이의 말에 귀 기울이며 호응과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어느 날, 큰 폭풍이 그들이 가진 대부분을 휩쓸어 간다. 아이는 “모든 걸 다 잃었어요”라고 슬퍼하지만, 아빠는 “우리에겐 서로가 있잖니. 사랑도 그대로야. 우리에게 필요한 건 오직 사랑뿐이란다”라고 따뜻하게 말한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