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신민재(오른쪽)가 26일 KIA전에서 6회 빠른 발로 역전 득점을 기록한 뒤 김현수의 환영을 받고 있다. 뉴스1
이것이 디펜딩 챔피언 LG의 클래스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LG가 만원관중(2만3750명) 앞에서 선두 KIA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패색이 짙던 경기였지만 상대의 빈틈을 놓치지 않고 파고든 끝에 7-6, 짜릿한 한 점차 승리를 일궈냈다.
실제로 경기 중반까지는 완연한 KIA의 페이스였다. LG가 1회 선취점을 냈지만 KIA는 3회초 김도영의 역전 2타점 2루타와 이창진의 적시타, 그리고 김선빈의 땅볼 타구 때 3루 주자가 홈을 밟으며 대거 4득점했다. KIA는 4회초에도 구원투수 김대현의 폭투 때 한 점을 더 달아나며 5-1로 앞섰다.
LG 박해민이 6회 안타를 때린 뒤 2루에서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리고 있다. 뉴스1
분위기를 반전시킨 건 신민재의 발이었다. 5회말 1사 2루에서 신민재는 네일을 상대로 루킹 삼진을 당했다. 그런데 공이 포수 김태군의 글러브에 튕겨 땅에 떨어지면서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 상태가 됐다. 공을 잡은 김태군이 별 생각없이 공을 네일에게 토스하는 사이 신민재를 1루로 전력질주해 공보다 빨리 1루 베이스를 밟았다. LG로서는 2사 2루가 될 상황이 1사 1,2루 찬스로 이어졌다. 다음 타자 홍창기의 몸에 맞는 볼로 LG는 1사 만루를 만들었다.
하늘도 LG를 도왔다. 2번 타자 박해민의 타구는 다소 빠른 2루 땅볼로 보였으나 2루수 바로 앞에서 불규칙 바운드로 튀어 오르며 행운의 2타점 적시타가 됐다. 계속된 2사 1, 2루에서 문성주는 적시타를 때려 4-5, 한 점까지 따라 붙었다.
빠른 발의 신민재가 4타수 2안타 2득점 했고, 박해민은 4타수 3안타 3타점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LG 마무리 투수 유영찬이 26일 KIA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뉴스1
선발 김윤식이 일찍 무너졌지만 LG는 든든한 불펜진으로 남은 이닝 동안 실점을 최소화했다. LG는 이날 모두 7명의 투수진을 총동원해 네일과 맞섰다. 마무리 투수 유용찬은 8회초 2사 1루 상황에서 등판해 1과 3분의1이닝을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5번째 세이브를 따냈다.
두산은 대전 방문경기에서 양석환과 양의지의 홈런을 포함해 안타 13개를 몰아치며 한화를 10-5로 꺾었다. 지난해 데뷔한 두산 우완 김유성은 시즌 첫 선발 등판에서 5이닝 3피안타 2실점으로 프로 첫 승을 따냈다. 반면 전체 1순위로 입단한 한화 신인 황준서는 3과 3분의2이닝 6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삼성 오승환(오른쪽)이 26일 키움전에서 KBO리그 통산 408세이브로 아시아 최다 통산 세이브 기록을 따낸 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뉴스1
삼성은 키움을 3-0으로 꺾었다. 선발 원태인이 7이닝 2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셋업맨 김재윤과 마무리 오승환이 1이닝씩을 깔끔하게 책임져 팀 완봉승을 합작했다. 시즌 8세이브째를 거둔 오승환은 KBO리그 통산 408세이브를 기록해 이와세 히토키가 1999∼2018년 일본프로야구에서 남긴 아시아 통산 최다 세이브(407개)를 넘어섰다. 키움은 5연패의 늪에 빠졌다.
인천에서는 SSG가 KT를 5-2로 눌렀고, NC는 롯데를 4-0으로 셧아웃시켰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