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의 정치 생명을 가를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28일 3개 선거구에서 치러졌다. 투표 종료 후 발표된 공영 NHK방송 출구조사에서는 3개 선거구 모두 제1야당 입헌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확실한 것으로 예측됐다.
파벌 비자금 조성 논란으로 시작된 집권 자민당을 향한 거센 ‘정권 심판론’이 ‘보궐선거 전패’라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기시다 정권의 국정 운영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한일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중의원(하원) 3석을 뽑는 이날 보궐선거는 도쿄15구, 혼슈 서부 시마네1구, 규슈 나가사키3구에서 열렸다. 자민당은 이 중 시마네1구에만 후보를 내 3개 지역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모았다.
자민당은 자당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및 비자금 문제로 보궐선거를 치르는 다른 2곳 공천을 포기하면서 시마네 ‘다걸기’에 나섰다. 시마네1구는 1996년 소선거구제가 도입된 후 단 한 번도 자민당이 중의원 자리를 놓지 않았던 보수 텃밭이었음에도 ‘정권 심판론’ 바람을 피해 가지 못했다.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 니시코리 후보가 뒤지는 것으로 나오자 기시다 총리는 두 차례나 이 곳을 직접 방문했다. 이 외에도 당 간부, 유명 의원들이 투입돼 총력전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선거 전날에도 이곳에 온 기시다 총리는 “어떻게든 대역전을 이루고자 한다. 자민당 개혁의 기폭제를 이곳에서 일으켜 달라”며 지지를 호소했지만 유권자 설득에 실패했다.
도쿄15구는 입헌민주당 신인 사카이 나쓰미(酒井菜摘) 후보가 베스트셀러 ‘오체불만족’의 저자 오토타케 히로타다(乙武洋匡) 후보 등을 누르는 것이 확실시됐다. 나가사키3구는 입헌민주당 야마다 가쓰히코(山田勝彦) 후보가 보수 야당 일본유신회를 누르고 당선이 확실한 것으로 예측됐다.
선거 패배로 기시다 총리의 구심력은 더욱 약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총리 지지율은 지난해 말 이후 ‘퇴진 수준’인 20%대에 머물고 있다. 올 10월로 3년 임기가 끝나는 기시다 총리의 재선에 빨간불이 켜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