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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년 전 비극… 첫 위령제 열려

입력 | 2024-04-29 03:00:00

1982년 의령군 궁류면서 발생
우순경 무차별 총기 난사 사건
군 “4·26 특별법 위해 노력”



26일 경남 의령군 궁류면 평촌리 의령4·26추모공원에서 열린 의령4·26위령제에서 유족 대표인 전도연 씨가 희생자 명단을 만지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의령군 제공


“하루아침에 엄마 없는 세상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습니다. 엄마, 오늘은 실컷 엄마 생각하고 울고 또 보고 싶어 할래요.”

26일 경남 의령군 궁류면 의령 4·26 추모공원. 42년 전인 1982년 4월 26일 벌어졌던 ‘우순경 총기 난사 사건’ 당시 어머니를 잃었던 전도연 씨(62)가 42년 만에 열린 첫 위령제에서 ‘보고 싶은 우리 엄마에게’라는 제목의 편지를 읽자 1500여 명이 참석한 객석은 일순 눈물바다로 변했다. 전 씨는 당시 20세로 49세였던 어머니를 잃었다.

우순경 총기 난사 사건은 당시 의령경찰서 궁류지서 우범곤 순경이 총기와 실탄 등을 탈취해 1982년 4월 26일 궁류면 평촌, 토곡, 압곡, 운계 4개 마을 주민에게 무차별 총기를 난사해 주민 56명을 숨지게 한 비극적인 사건이다.

사건 발생 42년 만인 이날 처음으로 위령제가 의령군 주최로 열렸다. 첫 위령제를 지낸 곳인 의령 4·26 추모공원은 궁류면 궁류공설운동장 인근에 8891㎡ 규모로 지어졌다. 오태완 군수가 2021년 12월 당시 김부겸 국무총리에게 국비 지원을 건의하면서 추모공원 조성이 급물살을 탔다. 군은 2022년 행정안전부로부터 국비 7억 원을 지원받고 도비 2억 원과 군비 21억 원을 합쳐 추모공원을 조성하고 있다. ‘볕 잘 들고 사람 많이 모이는 널찍한 곳’에 추모공원을 조성해 달라고 요청한 유족들의 뜻을 군이 받아들였다.

오태완 의령군수는 “첫 위령제를 지낸 만큼 매년 위령제를 열고, 4·26 특별법 제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건 당시 남편을 잃고 자신도 총상을 입은 배병순 씨(92)는 “심정을 어떻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겠느냐”며 “많은 사람이 쉬고, 보고 갈 수 있는 곳에 공원이 들어섰으면 하는 바람을 의령군이 들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