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용산 회담’… 의료공백 분수령 대통령실 “해결 방향 마련 기대” 서울대병원 등 내일부터 휴진-사직
정부의 의대 입학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하며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이 병원을 이탈하면서 발생한 의료공백 사태가 28일로 70일째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회담을 갖고 의정 갈등 해법 등을 논의한다. 이 자리에서 해결의 실마리가 잡히지 않을 경우 의사 집단휴진과 사직이 이어지면서 의료대란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은 29일 의대 증원 문제와 장기화되는 의료 공백 사태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을 이 대표로부터 상세하게 듣고, 이 대표에게 의견을 물을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결국 (의정 갈등은) 관련 (사회적) 협의체 등에서 결론을 내야 한다”면서도 “이번 회담에서 (해결) 방향 정도는 잡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에게 지금까지와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방침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28일 통화에서 “(이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의대 증원 숫자에 연연하지 말고 의료계와의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하고 동시에 의사단체에도 현장에 복귀하고 정부와 대화하라고 주문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가 앞서 제안한 ‘보건의료계 공론화 특별위원회’ 구성을 언급할 가능성도 있다. 당시 이 대표는 여야정과 의료계,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특위를 만들어 의정 갈등을 풀자고 했다.
정부는 교수들의 집단휴진과 사직이 현실화될 경우 법적으로 금지된 ‘집단행동’으로 보고 국가공무원법 등을 적용해 처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임현택 차기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측은 “동네 양아치 건달이나 할 저질 협박”이라며 “교수 털끝이라도 건드린다면 총력을 다해 싸울 것”이라고 강도 높게 경고했다.
정부 “휴진 교수 처벌”에 의협 “독재 폭압”, 더 험악해진 의정
[의료혼란 장기화]
정부관계자 “의대교수 집단행위땐
1년이하 징역 처해질수 있어” 압박
의협 ‘강경파’ 차기회장 내달 취임… “증원 철회안하면 어떤 협상도 안해”
정부가 집단사직 및 휴진을 감행할 경우 ‘의대 교수들을 처벌할 수 있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의사단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양아치’ 등 비속어를 쓰며 반발했고 임현택 차기 회장은 “망국 의료정책을 죽을 각오로 막아낼 것”이라고 했다.정부관계자 “의대교수 집단행위땐
1년이하 징역 처해질수 있어” 압박
의협 ‘강경파’ 차기회장 내달 취임… “증원 철회안하면 어떤 협상도 안해”
● 의료공백 확산 조짐에 압박 수위 높인 정부
복지부는 24일만 해도 “진료유지명령이나 사직서 수리금지명령 등 행정명령을 통해 진료를 유지하게 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대화와 설득 노력을 하겠다”(박민수 2차관)는 입장이었다.
최창민 전국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은 “(전공의 이탈에도) 두 달 넘게 병원을 열심히 유지해 왔는데 돌아오는 건 저런 말이니 분노하기에도 지친다”며 “법적 조치가 이뤄지면 소송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대 의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도 “30일 의대 교수와 의대생·전공의 대표 등을 초대해 ‘대한민국 의료가 나아가야 할 길’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겠다”며 정부 압박에도 대규모 휴진을 기정사실화했다. 복지부는 28일 의대 교수들의 집단행동에 대해 “깊은 유감과 우려를 표명하며 자제를 당부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 의사 출신 일부 당선인 의협 행사서 정부 비판
28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임현택 차기 의협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임 차기 회장은 이 자리에서 “의대 증원 발표를 백지화하지 않으면 의료계는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어떤 협상에도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시스
이날 의협 총회에는 22대 총선에서 당선된 의사 출신 당선인들도 참석했다.
국민의힘 인요한 당선인은 “지난해부터 (의대 증원) 숫자 문제보다 건강보험 제도를 (먼저) 개혁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정부 방침과 다른 발언을 한 뒤 “의협과 소통하면서 최선을 다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치과의사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당선인은 “의료계와 대화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몰아세운 정부에 일차적 책임이 있다. 정부의 분명한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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