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15구·시마네 1구·나가사키 3구에서 실시된 중의원 보궐선거에서 입헌민주당이 모두 승리한 것과 관련해 일본 매체들은 29일자 사설에서 기시다 후미오 정권이 ‘심판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지난 28일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입헌민주당 소속 △도쿄 15구 사카이 나쓰미(37·초선) △나가사키 3구 야마다 가쓰히코(44·재선) △시마네 1구 가메이 아키코(58·재선) 후보가 당선됐다.
집권 자민당은 현직 의원이 불명예 퇴진한 도쿄 15구와 나가사키 3구에는 후보를 내지 않아 부전패했고, 호소다 히로유키 전 중의원 의장의 사망으로 공석이 된 시마네 1구에만 후보를 냈지만 패배했다.
요미우리신문은 ‘보수 왕국’으로 불렸던 시마네현에서 자민당이 의석을 잃은 것을 언급하면서 “입헌민주당이 모든 것을 제압했다”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시마네 1구는 호소다 히로유키 전 중의원 의장 사망에 따른 보궐 선거였는데, 그가 회장을 맡고 있던 아베파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입건되면서 동정론이 퍼지지 않았다”며 “1996년 소선거구제 시행 이후 첫 패배는 자민당에 큰 타격”이라고 분석했다.
요미우리는 “자민당 내에서 기시다 총리를 내세우면 차기 중의원 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목소리가 강해질 수 있다”며 “정치자금 문제를 포함해 국내외 과제에 대해 꾸준히 결과를 내지 못하면 퇴진론이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사히 “자민당 불신 뿌리 깊어…입민당, 제1야당 존재감 드러내”
자민당이 유일하게 후보를 낸 시마네 1구에서 패배한 것을 언급하면서는 “자민 왕국에서 의석을 잃은 건 당에 대한 불신이 그만큼 뿌리 깊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시마네현에서 자민당의 아성을 무너뜨린 입헌민주당이 나가사키 3구에서는 일본유신회와의 야당 대결에서, 도쿄 15구에서는 후보자 9명 간의 혼전에서 모두 승리했다면서 “제1야당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산케이 “기시다 정권에 대한 엄격한 심판”
산케이신문은 자민당의 참패 원인이 정치자금 스캔들과 그 대응에 원인이 있다면서 “유권자들이 엄격한 심판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보수 색채가 강한 산케이는 “입헌민주당은 전승을 거뒀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은 크게 오르지 않았다”며 “집단 자위권의 한정 행사조차 인정하지 않는 정당이 정권을 담당해선 안 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닛케이 “보선 전패로 절벽에 선 기시다 정권”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보선 전패로 절벽에 선 기시다 정권’이라는 제하의 사설에서 “자민당 파벌의 정치자금 문제를 둘러싼 미지근한 대응 등 엄격한 민의가 나타났다”고 전했다.
닛케이는 “지지율이 침체하는 기시다 총리에게 타격은 심각하다”며 “9월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정권 운영이 절벽에 섰다. 패배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정치자금 문제의 실태를 해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매체는 “기시다 총리가 총재 선거를 유리하게 가져가기 위해 그전에 중의원을 해산할 수 있다는 견해가 있는데, 조기에 선거를 치르면 자민당의 고전이 예상돼 당내 갈등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임금 인상과 고물가 대응을 비롯한 경제 운영의 중요성이 커졌기에 정책을 살펴보는 걸 잊어선 안 된다”며 “차기 중의원 선거에서 야권이 협력에 나서면 자민당보다 나을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