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의 경기, 통산 100승에 도전하는 한화 류현진이 1회말 등판해 kt 천성호를 상대로 투구 중 볼 판정이 나오자 아쉬운 미소를 짓고 있다. 2024.4.24 뉴스1
올 시즌 도입된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은 판정 논란을 최소화하는 데 방점이 찍혀있었다. 사람의 눈이 갖는 한계점을 보완하면서 심판과 선수들의 감정싸움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여전히 스트라이크 존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로봇 심판’의 판정에 문제를 제기하는 셈이다.
시즌 초반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경기력에 지장을 주면 안 된다”며 문제를 제기한 데 이어, 지난주엔 베테랑 류현진(37·한화 이글스)과 황재균(37·KT 위즈)이 목소리를 높였다.
KBO가 공개한 24일 류현진의 KT 위즈전 3회 조용호 타석 투구 궤적. KBO 제공
현장에서의 불만은 개막 이후 꾸준히 나오고 있다. 구장 별로 존이 다르게 적용된다는 의혹에, 심지어는 같은 구장에서도 존이 다른 것 같다는 의견까지 나온다.
그러나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같은 의혹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KBO는 류현진이 공개적으로 불만을 제기한 다음날인 26일 이례적으로 ABS 데이터를 공유했다. 류현진이 의문을 표한 공의 경우 ABS의 중간 존 하단을 0.15㎝ 위로 통과했으나, 끝면 존 하단을 0.78㎝ 차이로 통과하지 못해 볼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KBO는 ‘구장 별로 존이 다르다’는 지적에 대해 “현재 구장 별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KBO 관계자는 “같은 코스의 좌표로 공을 던졌을 때 구장별로 어느 정도 차이가 있는지 테스트하고 조만간 데이터를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기본적으로 ABS 존에 오류가 나타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사람의 ‘감’이 기계보다는 정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류현진의 공 역시 1㎝도 되지 않는 차이로 존을 통과하지 못했다면, 육안으로는 스트라이크인지 볼인지 확인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고 봐야 한다.
KT 위즈 황재균. 뉴스1 DB
정 위원은 “최초 존 설정 자체에 이견이 있을 수는 있지만, 존을 설정했다면 사람보다는 정확할 수밖에 없지 않나”면서 “적응 기간, 과도기를 지나면 차차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현장과의 충분한 교감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있다. 10개 구단 단장들의 회의로 의결된 내용이지만, 정작 실제 경기를 치르는 선수들의 의견을 얼마나 받아들였는지에 대한 아쉬움이다.
ABS 존에 대한 불만을 터뜨리는 이들도 이 부분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한다. 선수들의 목소리가 충분히 담기지 않았고, 적응할 시간도 많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선 KBO도 여지를 남겼다. KBO 관계자는 “시즌 중은 어렵지만, 시즌이 끝난 이후 스트라이크 존에 대한 재논의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정민철 위원도 “개선이 필요하다면 시즌이 끝나고 면밀한 논의와 협의를 거치는 과정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