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천웅 강동경희대병원 교수 인터뷰 건조해 마른 점막에 바이러스 침투 미세먼지 결합, 집 안 유입 가능성… 실내 공기 머물며 건강에 악영향 창문 열고 환기, 불순물 제거해야… 공기청정기 등 정화 제품도 효과
호흡기 질환 전문가인 최천웅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오른쪽)가 환자에게 진단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최 교수는 호흡기 건강을 위해 충분한 영양과 수분을 섭취하고 숙면할 것을 권했다.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한낮 수은주가 섭씨 20도 중반까지 오르며 초여름을 방불케 하고 있다. 하지만 마음껏 창문을 열어젖힐 수도 없다. 창문을 걸어 잠그게 만드는 미세먼지와 황사, 꽃가루 같은 불청객이 많아서다. 높은 일교차로 면역력이 떨어져 각종 질병에 걸리기도 쉽다.
호흡기 질환 전문가 최천웅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사진)에게 환절기에 왜 호흡기 질환이 늘어나며 어떻게 발생하는지, 실내 공기 질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들었다.
―일교차가 크고 건조한 환절기에 면역력이 떨어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바이러스나 유해 물질은 호흡기에 어떻게 유입되나.
“인체에서 비말(飛沫) 형태로 배출된 바이러스는 공기 중에 떠돌다가 숨을 들이마시면 코나 입으로 들어와 호흡기를 거친다. 이때 기관지나 폐포(肺胞) 점막이 약해져 있다면 쉽게 침투해 감염을 일으킨다. 직경 10㎛(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 이상의 미세먼지는 상기도 점액이나 섬모 등을 통해 걸러진다. 하지만 그 미만이거나 특히 1㎛ 이하 초미세먼지는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포까지 넘어간다. 이 경우 폐포 모세혈관을 통해 전신으로 이동하면 비염, 기관지염, 폐렴을 비롯한 호흡기 질환뿐 아니라 패혈증 같은 심각한 질환에까지 이를 수 있다.”
―세균과 바이러스는 실내에서 어떤 형태로 존재하나.
“바이러스는 실내로 퍼지며 미세먼지와 결합해 세균성 미세먼지 형태로 떠다니곤 한다. 특히 세균성 미세먼지는 집 밖에서 머리카락이나 옷에 묻어 집 안으로 유입될 확률이 높다. 귀가하면 옷을 잘 털고 머리를 감는 등 개인 위생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
“실내 공기에는 외부에서 유입된 미세먼지와 음식 할 때 나오는 조리흄(cooking fumes), 세제나 새 가구 냄새에 포함된 유해가스는 물론 각종 세균과 바이러스, 알레르기 물질이 혼합돼 있다. 관리가 잘되지 않는다면 이런 물질들이 오랫동안 공기 중에 머물며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세균 및 바이러스 감염은 공기 중 유해물질 양에 좌우되기도 한다.”
―실내 공기는 어떻게 관리하면 좋을까.
“창문을 열고 안팎 공기를 순환시켜 불순물을 제거할 필요가 있다. 다만 미세먼지나 황사 때문에 외부 공기 유입이 꺼려질 때가 많다. 이럴 때에는 유해물질을 제거하고 내부 공기를 정화시키는 제품들을 통해 실내 공기 질 관리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가족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일상에서 호흡기 건강을 지키는 방법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백신 접종을 받는 게 좋다. 항체를 만들어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다. 이에 더해 충분한 영양 및 수분을 섭취하고 숙면을 취하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 농도가 심한 날 외출할 경우엔 반드시 보건 마스크를 써야 한다. 날씨 탓에 실내 환기가 어렵다면 실내 공기 유해물질을 제거하는 공기청정기 같은 제품 사용도 권장한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