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여만에 유럽 순방 길 올라 美주도 국제질서 본격 도전 행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5월 프랑스와 세르비아, 헝가리를 국빈 방문한다. 시 주석의 올해 첫 해외 순방이자 팬데믹 이전인 2019년 3월에 프랑스, 이탈리아, 모나코를 방문한 뒤 5년여 만의 유럽 방문이다. 세 나라는 유럽에서 비교적 중국과 우호 관계를 유지해 온 국가로,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에 변화를 주려는 의지를 강조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외교부는 29일 화춘잉 대변인 명의의 발표문에서 “시 주석이 3개국 정상의 초청으로 다음 달 5∼10일 유럽 3개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엘리제궁도 이날 성명을 통해 “(양국 정상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정세는 물론이고 기후비상 사태, 생물 다양성 등 글로벌 문제에 대한 공동 대응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는 지난해 4월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프랑스는 1964년 대만과 단교한 뒤 중국과 국교를 맺어 양국은 올해로 수교 60주년을 맞았다. 최근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러시아를 은밀히 지원하는 중국에 지속적인 경고를 보내고 있는 와중에도 양국은 유독 긴밀하게 교류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방중 때도 “프랑스는 미국에 의존하지 않는다”며 ‘전략적 자율성’을 주창해 미국, 영국 등의 비난을 샀다.
마지막 방문국인 헝가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지만 중국의 경제 영토 확장 프로젝트인 ‘일대일로(一帶一路)’ 등에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등 친중, 친러시아 노선을 걷고 있다. 오르반 빅토르 총리는 지난해 10월 베이징에서 열린 제3회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 참석하기도 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