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저하속 ‘한자녀 챙기기’ 붐
5개 아동복 브랜드 작년 매출 32%↑
가성비 앞세운 중저가 브랜드 외면
“아동복 양극화, 출산율 악영향”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 씨(29)는 얼마 전 두 살 된 딸을 위해 한 명품 매장에서 팔뚝만 한 50만 원짜리 유아용 원피스를 구매했다. 김 씨는 “주변에 명품 브랜드의 아동복을 입는 아이가 많아 자녀 옷차림도 부쩍 신경을 쓰고 있다”며 “우리는 아이가 한 명뿐인 만큼 최대한 좋은 것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 백화점에 가면 버버리 칠드런, 몽클레르 앙팡 등 아동을 대상으로 한 명품숍이 성인 명품숍만큼 문전성시”라고 덧붙였다.
● 명품 아동복 매출, 1년 전보다 32% 급증

지난해 명품 아동복 이용 고객 수 역시 전년 대비로는 11.5%, 2020년과 비교했을 때는 55% 급증했다. 서울의 한 주요 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베이비 디올, 펜디 키즈 등 명품 아동복 매출이 2022년 대비 25% 이상 올랐다”며 “전반적인 아동용품 매출과 비교해도 명품 아동복 브랜드의 매출 증가 폭이 훨씬 가파르다”고 말했다.
반면 가성비를 앞세운 중저가 아동복 브랜드는 설 자리를 잃고 있다. 24일 방문한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아동복 거리는 비교적 한산했다. 상가 곳곳을 둘러보니 비어 있는 점포도 상당수였다. 이곳에서 27년간 아동복 판매를 했다는 60대 상인 A 씨는 “4월 말이 어린이날 직전이라 대목임에도 하루에 손님이 20명도 안 왔다”며 “저출산에 요즘 젊은 부모들이 아이에게 명품을 사 입히는 게 유행처럼 번지다 보니 5년 전보다 매출이 80%가량 줄었다”고 토로했다.
● “골드키즈 현상, 저출산 부추길 수도”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