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갈등의 이면엔 ‘금전 보상’
계약 당시엔 1000억 평가되던 지분… 하이브에 되팔려 2700억 책정 요구
민, 해임 예상 어도어 이사회 거부… 하이브, 경영진 교체 임시주총 신청

민희진 어도어 대표
하이브와 자회사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 간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까지 치달으면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양측 간에 ‘노예 계약’ ‘경영권 찬탈’ ‘표절 시비’ 등 자극적인 단어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최근까지 이어진 갈등 과정을 꼼꼼히 살펴보면 결국 ‘돈’, 보상 문제가 문제의 씨앗이 된 것으로 보인다.
● 하이브-민희진 갈등 원인은 ‘보상 문제’


방시혁 하이브 의장
민 대표는 또 남은 4.5% 지분을 제3자에게 매각할 때 반드시 하이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도 수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어도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경쟁사로 이직하거나 창업할 수 없는 ‘경업(競業) 금지’ 조항을 근거로 노예계약과 다름없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하이브 측은 4.5% 지분 처분에 대해서는 풋옵션 행사가 가능하도록 개정하겠다는 뜻을 전했지만 기업 가치 책정 기준 상향에 대한 요구를 거부하면서 양측의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
● 민희진, 어도어 이사회 소집 불응
이날 하이브에서 요청한 어도어의 이사회 개최가 무산되면서 양측의 공방은 법정 분쟁으로까지 번지게 됐다. 하이브는 민 대표 측에 30일 이사회 소집을 요구했지만, 민 대표는 거절했다. 이사회를 통해 민 대표 해임안을 통과시키려고 하자 반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이브는 25일 어도어 이사회 소집 무산에 대비해 임시 주주총회 소집 허가 신청을 법원에 접수시킨 상태다. 하이브는 민 대표를 배임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이르면 6월 말 임시 주총이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두 달간 양측의 공방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민 대표 측도 하이브와 관련한 폭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분쟁을 통해 하이브의 주가가 폭락하면서 주주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양측 갈등이 본격화하면서 하이브의 주가는 10% 넘게 빠졌다. 다만 29일 하이브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74% 오른 20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주 간 계약주주들 사이에 체결하는 계약으로 주식 매매 조건, 가격, 향후 처분 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풋옵션주식 등 자산을 시장 가격에 상관없이 특정 시기에 특정한 조건에서 팔 수 있는 권리.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