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브리핑실에 강남 학원가 일대에서 범행 도구로 사용된 마약 음료가 놓여 있다. 2023.4.17. 뉴스1
지난해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일당이 항소심에서 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권순형 안승훈 심승우)는 30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길모 씨(27)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해외 전화번호를 국내 전화번호로 변작한 전화중계기 관리책 김모 씨(40)도 1심보다 2년 늘어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다만 마약 공급책 박모 씨(37)와 보이스피싱 모집책 이모 씨(42)에게는 각각 1심과 같은 징역 10년, 7년이 선고됐다.
이들이 제조한 마약 음료 1병에는 필로폰 3회 투약 분량이 들어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음료를 받은 피해자는 모두 13명으로 당시 15~17세의 미성년자였다. 이 가운데 9명이 실제로 음료를 마셨고, 이 중 6명이 환각 증상 등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보이스피싱 범죄와 마약 범죄를 결합한 새로운 유형의 범죄”라며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와 그 부모를 표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판단해 1심보다 무거운 형을 정해 선고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한 번에 다량의 필로폰을 투약할 경우 착란 상태에 빠지거나 미성년자에게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었다”며 “범행은 미성년자들을 오로지 영리 도구로 이용한 반인륜적 범죄로서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보이스피싱 범행은 다수가 조직을 이뤄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편취·갈취를 시도한다”며 “사회적 폐해가 매우 커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