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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없는 제약사 1분기 ‘고전’… 해외판로 넓힌 바이오社 ‘껑충’

입력 | 2024-05-01 01:40:00

유한양행-종근당 등 실적 부진
신약 기술 수출 수익 줄어든 영향
의료파업 영향 2분기도 먹구름
삼바-셀트리온은 매출 성장세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1분기(1∼3월) 실적이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던 제약사들은 주춤한 반면 바이오 기업의 매출은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대규모 기술 수출로 매출 및 영업이익이 크게 뛰어 올해는 상대적으로 성장 폭이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바이오 기업들은 해외 시장 진출을 확대하며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국내 제약 업계의 ‘큰형님’인 유한양행과 종근당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30일 1분기 실적 발표를 한 유한양행의 매출은 4446억 원, 영업이익은 6억 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0.4%가량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97%나 감소했다. 일부 관계사 매출 부진과 지난해 대비 기술 수출 수익이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2월 하순부터 시작된 의료 파업으로 수액, 항생제 등 수술에 필요한 의약품들의 매출이 줄어든 것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26일 실적 발표를 한 종근당 역시 1분기 매출은 3535억 원, 영업이익은 30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 11%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HK이노엔과의 ‘케이캡(위식도 역류질환 신약)’ 공동 판매가 종료되며 매출이 다소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종근당은 지난해 11월 유전질환인 샤르코 마리투스 치료제 후보물질 ‘CKD-510’을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에 13억 달러(약 1조8000억 원) 규모로 기술 수출 하는 데 성공했다. 이 영향으로 종근당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40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4.8% 늘어났다.

대웅제약은 올해 매출 3358억 원, 영업이익 24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2%, 1.2% 증가했다. 대웅제약 역시 지난해 1분기에만 수출 2건이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종근당과 대웅제약 등 지난해 대규모 기술 수출을 한 기업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장 폭이 둔화됐다고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약사가 주춤하는 사이 바이오 기업은 해외 시장 진출을 확대하며 꾸준히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별도 기준 1분기 매출 6695억 원, 영업이익 2327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공장 전체 가동을 시작하며 해외 수주 계약이 늘었고,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 역시 미국 및 유럽 시장에서 바이오 시밀러 판매 활로를 넓히고 있다. 그 결과 매출이 연결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31% 증가한 9496억 원을 기록했다. 아직 실적 발표 전인 셀트리온 역시 증권가 컨센서스(증권가 추정치) 기준 1분기 매출은 7255억 원으로 전년 대비 21%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2분기부터는 장기화되고 있는 의료 파업이 제약사 매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한국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원내 기준 1분기까지 의약품 사용 금액은 이전 분기 대비 20%, 약 1490억 원이 줄었다. 제약사 관계자들도 “전공의를 만나야 하는 영업직군 직원들이 할 일이 없어진 상태”라면서 “의료 파업이 장기화되면 영업이익은 더 크게 감소할 것”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