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상장사의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면서 공개매수 형태로 대주주 외 지분까지 사들이려 했어요. 그래서 증권사 몇 곳과 논의를 했는데 그 이후부터 A사 주식의 거래량이 치솟고 주가도 뛰었습니다. 저희가 당초 생각했던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주가가 형성됐고, 결국 거래를 더 이상 진행시키지 못했습니다.” (글로벌 사모펀드의 고위 관계자)
현재 공개매수 절차를 진행 중인 ‘락앤락’의 간판 상품인 유리 밀폐용기. 대주주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는 락앤락 잔여 지분을 모두 사들여 상장폐지하기 위해 지난달 18일 공개매수 계획을 밝혔습니다. 락앤락몰 제공
● 반복되는 공개매수 정보 유출 의혹
공개매수란 기업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불특정 다수에게 상장 주식을 사들이는 것을 뜻합니다. 통상 주주들의 공개매수 참여 유인을 높이기 위해 현재 주가보다 높은 수준의 가격을 제안하는 편입니다. MBK파트너스 역시 커넥트웨이브의 공개매수 단가를 주당 1만8000원으로 제시한 바 있습니다.
문제는 공개매수 공고가 올라오기 직전에도 주가가 폭등했다는 점입니다. 커넥트웨이브의 지난달 26일 종가는 전일보다 18.6% 높은 1만5570원이었습니다. 거래량은 192만6085주로 전 영업일(4만7188주) 대비 무려 40배나 많았습니다.
현재 공개매수를 진행 중인 락앤락의 주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대주주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가 공개매수를 공고하기 전날인 지난달 17일, 락앤락 주가는 전일 대비 11.6% 상승했습니다. 지난해 MBK파트너스가 한국앤컴퍼니의 공개매수를 추진하는 단계에서도 직전 3영업일 동안 18.62% 상승한 바 있습니다.
● 해결 방법 마땅치 않아 문제
IB 업계에서는 기업이 공개매수를 검토하기 시작하면 관련 정보가 구조적으로 외부로 샐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현행 자본시장법에 따라 공개매수 신고서, 설명서를 작성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하려면 사실상 국내 증권사가 주관을 맡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IB 업계 고위 관계자는 “공개매수 주관사 자리를 놓고 대형 증권사들이 경합을 벌이는 과정에서 관련 정보가 자연스럽게 퍼지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여의도 증권가, 수백억 원을 굴리는 전업 투자자 등 금융권 정보에 빠삭한 이들이 ‘소문과 함께 베팅’하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말했습니다.
금감원도 공개매수와 관련된 논란이 끊이지 않는 점을 잘 인지하고, 거래가 빈번하게 이뤄진 계좌 위주로 들여다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일반 투자자나 주주들의 생각처럼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혐의가 뚜렷하게 보이진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강우석 경제부 기자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