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규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3.20/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이같은 혼란은 당정간 핵심 가교 역할을 해온 ‘찐윤’(진짜 친윤석열) 이 의원의 그동안의 역할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친윤(친윤석열), 비윤(비윤석열) 인사 가릴 것 없이 이 의원의 원내지도부 입성 여부를 총선 참패 이후 당 운영방향의 가늠자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여당 관계자는 “당의 향후 노선이 용산 대통령실과의 원활한 소통 및 대야 강경 투쟁이 될 지, 용산과 거리를 두며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모습이 될 지 기로가 되는 모습”이라고 했다.
이날 당에선 이 의원을 향해 “이 의원이 (원내대표 출마를 시사하며) ‘악역을 자처하겠다’ 하는데 총선 참패에 책임을 지고 백의종군 선언하는 게 진짜 악역일 것”이라며 비판 수위가 한층 고조됐다. 나경원 당선인(5선)은 “이 의원의 단독 출마, 단독 당선 이런 모습은 당에 건강하지 못하다”고 했다. 안철수 의원(4선)은 원내대표 후보에 대해 “가급적이면 수도권 당선자 중 다선 의원이 역할을 맡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의 지역구는 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이다. 전당대회 출마를 시사한 유승민 전 의원은 “여당 원내대표는 굉장히 어려운 자리다. 야당도 설득하고 대통령실도 거꾸로 설득해야 하는 자리”라며 “그런 자리에 적합한 분이 그분은 아닐 것 같다”고 주장했다. 세 명의 중진 모두 당 안팎에서 당권주자로 거론된다.
이 의원은 선거 일정이 밀리기 전 당초 후보 등록일이었던 전날(30일)까지도 출마 여부에 대해 장고를 거듭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친윤이 아닌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면 용산과 각을 세우고 오히려 야당과 협조하며 법안을 처리하게 될 가능성을 친윤그룹에서 우려하고 있어 이 의원의 원내대표 추대론이 계속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한 친윤 핵심 의원은 통화에서 “임박하면 이 의원이 출마할 것이다. 정지작업도 거의 끝났다”라며 이 의원 출마 필요성을 주장했다.
친윤 그룹이 이 의원 원내대표론을 놓지 못하는 것은 22대 국회에서 원내대표가 야당의 윤 대통령 공격을 막아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이 강공을 예고한 ‘김건희 여사 특검법’ 처리 방어에 앞장서야 한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원내대표 선거를 두고 “오해받을 일 하지마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민의힘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은 새 사무총장에 수도권 당선인인 배준영 사무총장 직무대행을내정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