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생활건강 캠페인’ 펼치는 윤도준 동화약품 회장
변기 물 소용돌이로 병원균 확산… 샤워기 속 세균, 호흡기 감염 유발
손 씻고 종이타월로 물 잠그기 등 엔데믹 후에도 꼼꼼한 위생 관리를
경희대 의대 교수(정신건강의학과) 출신인 동화약품 윤도준 회장(사진)은 사람들을 만나면 항상 가정, 직장, 공공장소에서 쉽게 붙일 수 있는 국민생활건강 캠페인 스티커를 나눠준다. 스티커엔 화장실 양변기에서 대소변을 본 뒤 변기 뚜껑을 닫고 물을 내릴 것, 샤워기 헤드를 주기적으로 분해해 청소할 것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우리가 자칫 간과하기 쉬운 생활 속 위생 관리 관련 내용들이다.
정부는 1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단계를 두 번째로 높은 ‘경계’에서 가장 낮은 ‘관심’으로 내렸다. 이제 병원에서 마스크를 안 써도 된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일상생활 속에 자리 잡았던 위생 관념도 자칫 잊기 쉬운 상황이 됐다. 5일 세계보건기구(WHO)가 2009년 제정한 ‘세계 손 위생의 날’을 맞아 윤 회장으로부터 놓치기 쉬운 생활 속 위생 관리 노하우에 대해 들어 봤다.
―국민생활건강 캠페인의 계기를 설명해 달라. “코로나19를 계기로 많은 국민들이 생활 속 위생 관리의 중요성을 알게 됐지만 최근 들어 다시 잊어 버리는 것 같다. 예방에는 1, 2, 3차가 있는데 질병이 걸리기 전 예방하는 1차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1차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든 2022년부터 직원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에게도 중요성을 알리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스티커를 만든 것도 더 많은 분들의 참여를 위한 것이다.”
―변기 뚜껑을 닫고 물을 내리자는 내용도 있다. “흔히 변기 뚜껑을 연 채 물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물이 빠지면서 생기는 소용돌이 때문에 오염된 미세 물방울이 1m 이상 변기 밖으로 퍼져 나가고 병원균이 4시간 동안 공기 중에 머물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변기 뚜껑을 닫고 물을 내리는 게 가족의 건강에 도움이 된다.”
―샤워기 헤드를 분해하여 청소해야 하나. 샤워기에 세균이 엉겨 붙으면서 생물막이 생길 수 있어 헤드 부분을 주기적으로 분해해 청소하면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그림 참고). 동화약품 제공
“역시 간과하기 쉬운 생활 위생관리법이다. 보통 샤워기 헤드를 열고 소독하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샤워기 안에 다양한 세균이 엉겨 붙으며 생물막이 생길 수 있다. 특히 비결핵항산균은 수증기와 뒤섞여 나와 호흡기 감염을 유발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샤워기 헤드를 주기적으로 분해하여 청소해 주는 것이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 헤드를 돌리면 분해되는 샤워기 제품은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싱크대 헤드형 수도꼭지도 마찬가지다. 청소를 위해선 돌려서 분리가 되는 싱크대 및 세면대 수도꼭지를 사용하는 게 좋다.”
―손 위생 관련 내용도 스티커에 있다. 손을 닦은 종이타월을 이용해 수도꼭지를 잠가야 깨끗하게 씻은 손이 수도꼭지에 묻은 세균에 다시 오염되는 걸 막을 수 있다. 동화약품 제공
“세면대에서 손을 씻고 손을 닦은 후 종이타월을 이용해 수도꼭지를 잠그자고 얘기하고 있다. 깨끗하게 씻은 손이 수도꼭지에 묻은 세균에 의해 다시 오염되는 걸 막기 위해서다. 사용한 종이 타월을 이용해 화장실 문고리를 잡아당겨 문을 열고 휴지통을 문 근처에 놔둬 바로 버릴 수 있도록 한다.”
―지금 같은 시기에 꼭 챙겨야 될 위생 관련 내용이 있다면…. “5월은 특히 가족들과의 야외활동이 많아져 공공장소에서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으로 감염 가능성이 증가한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놓치기 쉬운 손 씻기에 더욱 유의해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의 달이 되면 좋겠다.”
―앞으로 캠페인을 어떻게 확산시킬 생각인가. “일상생활 속에 국민생활건강 캠페인을 확산시키기 위한 방책을 구상 중이다. 또 영문으로 된 책자를 만들어 외국인들에게도 널리 알릴 예정이다. 많은 분들이 위생 습관에 동참하고 질병이 덜 생기는 세상에서 함께 살면 좋겠다. 전 세계 인구의 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