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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먹는 하마’ AI 전력 확보… 빅테크들, 에너지 개발 투자 러시

입력 | 2024-05-03 03:00:00

AI-데이터센터 구동에 전력 부담
MS “재생에너지 개발에 100억달러”
올트먼-베이조스는 핵융합 투자
머스크, 전력 저장장치 공장 추진




인공지능(AI)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빅테크들이 에너지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AI 및 데이터센터 구동 과정에 전력이 많이 소비돼 전력망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친환경 흐름에 맞춰 재생에너지 생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1일(현지 시간) 마이크로소프트(MS)는 재생에너지 개발을 위해 100억 달러(약 13조7700억 원) 이상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글로벌 대체자산 투자사인 브룩필드애셋매니지먼트(브룩필드)와 계약도 체결했다. 브룩필드는 2026년부터 2030년까지 미국과 유럽에서 MS에 10.5GW(기가와트) 규모의 재생에너지를 공급하게 된다. 이는 세계 최대 데이터센터 시장인 북버지니아주의 데이터센터가 소비하는 전력(3.5GW)의 3배 수준이다.

빅테크 및 창업자들이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 주목하는 기술 중 하나는 핵융합이다. 핵융합은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청정에너지로 인식돼 왔다. 에너지 관련 기업에 활발하게 투자를 하고 있는 인물인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2021년 핵융합 발전 스타트업 헬리온 에너지에 3억7500만 달러(약 5162억 원)를 투자한 바 있다. 이 스타트업은 지난해 MS와 계약을 체결하고 2028년부터 매년 최소 50MW(메가와트) 규모의 전기를 공급하기로 한 기업이기도 하다.

이 밖에도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는 캐나다의 핵융합 발전 스타트업 제너럴 퓨전에 투자했고, 페이팔 공동 창업자인 피터 틸도 헬리온에 투자했다.

소형모듈원전(SMR)도 주요 대안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MS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SMR을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보고 2008년 SMR 업체인 테라파워를 설립해 원자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SMR은 대형 원전에 비해 안전성이 높고 전기 수요가 많은 곳 근처에 건설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올트먼 CEO는 2013년 투자한 SMR 개발사인 오클로의 상장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트먼 CEO는 최근 벤처캐피털(VC) 앤드리슨 호로비츠 등과 함께 태양광 스타트업 엑소와트에도 2000만 달러(약 280억 원)를 투자했다. 엑소와트는 패널 대신 렌즈를 활용해 에너지를 모으는 컨테이너 크기의 모듈을 개발한 기업으로, 낮은 비용으로 전기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2016년 태양광 기업인 솔라시티를 인수했고, 인도에 잉여 전력을 저장해 뒀다가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전력장치 ‘파워월’ 생산 공장 설립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 부족이 AI 개발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에너지 확보를 위한 빅테크들의 노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경무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석좌교수는 “AI를 안정적으로 구동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원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연구개발도 진행돼야 하지만 저전력으로 가동할 수 있는 칩이나 하드웨어도 만들어야 한다”며 “현재로서는 SMR이 현실적으로 가장 빠르게 확보할 수 있는 부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