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원태인이 2일 두산전에서 5회말 2사 만루 위기를 벗어난 뒤 포효하고 있다. 뉴시스
원태인은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2볼넷 2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하며 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전날까지 19승 1무 13패를 기록 중이던 삼성은 이날 승리로 KIA, NC에 이어 세 번째로 20승 고지에 올라섰다. 삼성은 같은 날 LG에 4-5로 패한 NC와 함께 공동 2위로 올라섰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올해 KBO리그에서는 4승으로 다승 공동 선두에 오른 선수는 7명이나 됐다. 하지만 이날 원태인이 5승째를 거둔 반면 전날까지 함께 4승을 기록 중이던 KIA 제임스 네일이 패전 투수가 되면서 원태인이 다승 단독 1위에 오르게 됐다.
원태인은 1회부터 3회까지 단 35개의 공으로 단 한 명의 두산 타자에게도 1루를 허용하지 않은 완벽한 피칭을 했다.
1-0으로 앞선 4회말에는 정수빈의 빠른 발에 첫 실점을 했다. 무사 1루에서 허경민의 1루수 앞 땅볼 때 정수빈이 3루까지 쇄도했고, 1루 베이스 커버에 들어갔던 원태인이 3루로 악송구를 하면서 동점을 허용했다.
삼성 에이스로 거듭난 원태인이 2일 두산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뉴스1
원태인은 6회에도 등반해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를 완성했다. 원태인은 이날 최고 시속 150km의 빠른공과 날카롭게 떨어지는 슬라이더 등으로 두산 타선을 잠재웠다. 시즌 5승으로 이 부문 단독 선두에 오른 원태인은 평균자책점도 1.79까지 떨어뜨리며 네일(1.26)에 이어 2위를 유지했다. 최근 3경기에서 19이닝 연속 비자책 행진을 이어간 원태인은 경기 후 “(5회 만루 위기를 막은 뒤) 포효했던 것은 내게 한 질책이었다. 쉽게 승부해도 되는데 어렵게 가다가 스스로 위기를 맞았다. 많이 아쉬워서 꼭 막고 싶었다”며 “4회 실수로 점수를 내준 뒤 잠자고 있던 본능이 깨어난 것 같았다. 구위가 더 올라왔다”고 말했다.
삼성 김성윤이 2일 두산전에서 9회초 빠른 발을 이용해 홈으로 쇄도하고 있다. 번트 안타로 출루한 김성윤은 쐐기 득점을 올렸다. 뉴스1
원태인이 든든히 마운드를 지키는 사이 삼성 타선도 힘을 냈다. 2회 김영웅의 3루타로 선취점을 뽑았고 1-1 동점이던 5회 1사 2, 3루에서는 구자욱이 왼쪽 펜스를 직접 맞히는 결승타를 때려냈다. 8회에는 2사 후 강민호, 김영웅, 이재현의 연속 3안타로 1점을 더 달아났다. 삼성은 8회 필승조 김재윤이 1점을 내줬으나 9회 2사 1, 2루에서 류지혁이 천금 같은 적시타를 때려내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4-2로 앞선 9회말 등판한 마무리 투수 오승환은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9세이브째를 따냈다.
KT는 광주에서 선두 KIA를 12-5로 크게 이겼다. KIA로서는 경기 초반 나온 3개의 실책이 뼈아팠다. KIA 선발 네일은 6화 3분의1이닝 6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지만 6실점이 모두 야수 실책으로 인한 비자책점이었다. KIA 수비진은 이날 무려 5개의 실책을 범하며 자멸했다.
LG는 창원에서 NC와 연장 승부 끝에 5-4로 이겼다. LG는 4-4 동점이던 10회초 2사 1, 3루에서 대타 홍창기의 적시타로 한 점을 다시 앞섰다. NC는 10회말 1사 2루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롯데는 홈에서 키움에 6-5 역전승을 거두며 최근 5연패의 수렁에서 벗어났다. 롯데는 힘겹게 9승(11패 1무)째를 거뒀지만 여전히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9위 KT와는 2.5경기 차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