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학가 시위 관련 첫 연설…"질서 우선" "사람들 위협하고 공포심 심어줘…위법 행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전국 대학가에서 확산하는 가자사태 반전 시위와 관련해 2일(현지시각) 폭력 시위는 보호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시위대의 기물파손이나 시설점거 등이 이어질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는 경고의 메시지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가자사태 대학가 반전시위에 대한 연설에 나서 “평화적인 시위는 미국인들이 중대한 사안에 반응하는 가장 좋은 전통이지만 우리는 무법 국가가 아니다”며 “우리는 시민사회이며 질서가 우선시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역사를 통틀어 우리는 이러한 순간을 종종 겪었는데 그 것은 우리가 크고 다양하며 자유로운 사유와 자유를 사랑하는 국가기 때문이다”면서도 “이러한 순간에는 언제나 정치적 이득을 위해 달려드는 이들이 있는데, 지금은 정치할 때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폭력 시위는 보호받지 않으며 평화로운 시위가 보호받는다”며 “폭력시위는 법을 위반하고 폭력이 발생한다. 기물을 파손하는 것은 평화적인 시위가 아니며 법에 위배된다”고 말했다.
이어 “기물 파손, 무단 침입, 창문을 깨고 캠퍼스를 폐쇄하며 수업과 졸업식을 취소하게하는 행위들은 어떠한 것도 평화로운 시위가 아니다”며 “사람들을 위협하고 겁주며, 공포심을 심어주는 것은 평화로운 시위가 아니다. 위법이다”고 반복했다.
그러면서 “의견 차이는 민주주의에서 필수적이지만, 무질서로 이어져서는 안 되거 다른 학생들이 학기를 마치고 졸업할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며 “기본적으로 공정성의 문제이며 무엇이 옳은가의 문제다. 항의할 권리는 있으나 혼란을 야기할 권리는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내 어떤 캠퍼스, 어떤 장소에서도 반유대주의나 유대인 학생을 향한 위협이나 폭력이 있어서는 안 된다. 반유대주의든 이슬람혐오증이든 어떤 종류의 혐오 발언이나 폭력도 용납돼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학가 반전시위와 관련해 별도 연설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입장 표명도 지난달 24일 이번 사건을 “반유대주의 시위”라고 지칭하며 “팔레스타인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한 데 이어 일주일 만이다.
이번 연설은 바이든 대통령이 시위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공화당 공격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학가 시위가 격화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루이지애나) 등 공화당을 중심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대응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워싱턴=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