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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종섭 前국방 곧 조사

입력 | 2024-05-03 03:00:00

‘채 상병 수사외압’ 고발 8개월만에
“경찰 수사중 사건, 특검 전례 없어”
朴법무, 특검법 강행 야당 비판



ⓒ뉴시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고 외압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법이 2일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진행 중인 수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공수처에 고발이 접수된 지 8개월이 지났지만, 핵심 피의자 조사는 이제 막 시작한 단계다.

공수처 수사는 채 상병 사건을 수사하다 항명 혐의로 군 검찰에 기소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수사 외압’을 받았다고 폭로하면서 시작됐다. 박 대령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에게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경찰에 이첩하려고 하자 군 수뇌부가 전화를 걸어 이첩을 보류하라고 지시했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지난해 8월 23일 박 대령 측이 해병대 수뇌부와 국방부 관계자를 고발했고, 공수처는 약 5개월 만인 올 1월 16일 국방부 등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휴대전화 포렌식 등 증거 분석이 늦어지면서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을 지난달 26, 29일 불러 조사했다. 핵심 피의자 조사가 이제 막 첫발을 뗀 것이다.

유 법무관리관은 지난해 8월 1일 박 대령에게 전화를 걸어 채 상병 관련 수사 내용을 축소하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다음 날 해병대 수사단 조사 결과를 경찰로 이첩하는 과정에서 이시원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과 통화한 사실도 드러났다. 공수처는 2일 박경훈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직무대리도 조사했고,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도 이르면 이번 주 조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공수처 수사가 지연되는 과정에서 핵심 피의자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올 3월 주호주 대사로 임명되기도 했다. 당시 공수처는 이 전 장관이 출국하기 직전 불러 4시간 약식조사만 진행했는데, 곧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과 이 전 장관도 차례로 불러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2일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경찰에서 수사 중인 사건이 특검으로 진행된 전례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검법 통과에 앞서 야권을 비판했다. 이날 오전 대구고검·지검을 방문한 박 장관은 취재진과 만나 “공수처 역시 검찰이나 수사기관에 수사 미진 사례가 발생할 것을 대비해서 마련된 수사기관”이라며 “수사 결과도 지켜보지 않고 바로 특검을 추진한다는 것은 제도의 취지에 좀 잘 맞지 않는 것이 아닌가”라고 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