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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로몬 XT-G GTX.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나이키 덩크와 조던 시리즈는 색상을 불문하고 나오는 족족 품절사태를 빚었다. 지금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 일부 오리지널 컬러 제품이나 콜라보레이션(협업) 제품은 여전히 금방 품절되지만 리셀가격이 이전처럼 높게 형성되지는 않는다. 인기제품 구매 접근성이 나아진 셈이다. 시간이 지나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경우도 더러 있다. 후속 히트제품 후보로 편안한 착용감의 줌보메로가 인기를 끌었지만 색상과 물량이 풀리면서 기세가 꺾이기는 했다. 덕분에 리셀 목적이 아닌 진짜 신발 마니아들에게는 꽤 괜찮은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아디다스 피어오브갓 로스앤젤레스.
기능성을 강조한 살로몬 XT-6 GTX.
이렇게 스니커즈 양대 거물과 유행했던 제품들이 주춤하는 사이 트렌드는 또 빠르게 변화했다. 국내에서는 소비 주축으로 떠오른 20~30대 MZ세대를 중심으로 스니커즈 트렌드가 재편되는 양상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힙(hip)’한 제품으로 선호하는 브랜드가 다채로워지더니 최근에는 고기능성에 초점을 맞춘 아웃도어 브랜드 제품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1~2년 전부터 가장 매섭게 떠오른 브랜드로 프랑스 태생 ‘살로몬(SALOMON)’이 꼽힌다. 스니커즈 시장에서 주춤했던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틈새를 파고들면서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호카와 온러닝, 킨, 로아하이킹 등 생소한 브랜드도 덩달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살로몬 XT-6 GTX. 일반적인 등산화와 달리 날렵한 실루엣이 특징이다.
살로몬은 지난 1947년 프랑스 알프스에서 시작된 브랜드라고 한다. 프랑스 안시 시내에서 목공 톱 및 스키에지 공방 운영으로 시작해 스키 등 겨울 스포츠 장비와 아웃도어 장비를 생산했고 신발과 배낭 등으로 영역을 넓혔다. 2005년에는 핀란드 소재 스포츠웨어 기업 아머스포츠에 인수돼 운영되고 있다. 아머스포츠는 살로몬 외에 아크테릭스와 윌슨, 아토픽 등 다양하 스포츠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2019년에는 중국 스포츠웨어 업체 안타스포츠가 아머스포츠 지분 50% 이상을 확보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국내 사업은 아머스포츠코리아가 담당하고 있다. 아머스포츠코리아는 설립 당시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투자한 패션 업체 지비지에치(GBGH)와 아머스포츠 본사가 합작법인으로 운영 중이다. 아머스포츠 글로벌 본사의 경우 최대주주인 중국 안타스포츠가 주도해 미국 증시 상장(기업공개, IPO)까지 추진하고 있다. 수요 예측에서 흥행하지는 못했지만 아크테릭스와 살로몬 등 대세 아웃도어 브랜드의 성장잠재력을 세계 시장에 알렸다는 평가다.
살로몬 XT-6 GTX.
살로몬 XT-6 GTX 직접 신어보니… “일상에서도 편한 등산화 같지 않은 등산화”
국내에서는 1~2년 전부터 살로몬이 MZ세대를 중심으로 일찌감치 입소문을 타고 상승세에 진입하고 있었던 셈이다. 아웃도어나 등산화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아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살로몬을 통해 요즘 대세인 프리미엄 아웃도어 브랜드를 직접 경험해봤다. 살로몬 XT-6 GTX(블랙/실버 컬러)를 구매해 신어봤다. 등산화 경험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등산이나 운동보다는 일상생활 용도다. 가격은 28만 원이고 공식 홈페이지 할인, 기타 판매처 할인 등을 통해 20만 원 중반대에 구입할 수 있다. 현재 해당 제품은 공홈에서 품절된 상태다. 작년 출시된 제품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제품 재고가 모두 소진된 것으로 보인다. 베이지색 다른 컬러도 공홈에서는 완판된 상태다.살로몬 XT-6 GTX 밑창. 등산화처럼 울퉁불퉁한 구조다.
전체 실루엣은 매끈하고 날렵하다. 등산화인 만큼 얇고 가볍거나 왜소한 크기는 아니지만 상단(어퍼)부분을 밑창보다 좁게 다듬어 날렵한 전반적으로 실루엣을 구현했다. 실제로 아디다스 삼바와 비교하면 덩치가 꽤 크다. 나이키 줌보메로5, 줌스피리돈케이지2 등과 비슷한 크기다. 아디다스 피어오브갓 로스앤젤레스보다는 작다.
살로몬 XT-6 GTX(아래)와 아디다스 삼바.
살로몬 XT-6 GTX(왼쪽 블랙계열)와 나이키 줌보메로5.
살로몬 XT-6 GTX(위)와 나이키 줌스피리돈케이지2.
살로몬 XT-6 GTX(위)와 아디다스 피어오브갓 로스앤젤레스.
실제로 처음 신어보면 발을 부드러우면서도 조금 압박감 있게 감싸는 느낌이다. 독자적인 신발끈 시스템인 퀵레이스(Quicklace)는 끈을 묶는 방식이 아니라 간편하게 조이거나 푸는 방식이다. 퀵레이스를 최대한 풀어도 착용감이 느슨하지 않다. 기본적으로 발을 고정시키는 구조로 만들어졌다. 퀵레이스는 신발을 신고 벗을 때 매우 편리하다.
살로몬 XT-6 GTX. 약간 통이 있는 청바지와 함께 착용한 모습.
조거 팬츠와 함께 신어본 살로몬 XT-6 GTX.
직접 제품을 경험해보고 MZ세대를 중심으로 패션 트렌드와 함께 성장한 아웃도어 스니커즈의 장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단순한 패션 아이템이 아니라 편안한 착용감을 갖췄고 기능성에 역점을 둔 브랜드 기술과 헤리티지까지 소유하는 느낌을 경험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엔데믹(풍토병화)과 함께 갑작스럽게 외부활동이 잦아지면서 편안함을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심리도 일정부분 고기능성 아웃도어 브랜드 성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살로몬 XT-6 GTX. 통이 큰 청바지와 함께 착용해 본 모습.
살로몬 XT-6 GTX.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