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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최근 전공의 일부 돌아와” 생활고-전임의 취득 지연에 일부 복귀

입력 | 2024-05-03 20:58:00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4.5.1/뉴스1

2월 말부터 석 달째 병원을 이탈 중인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중 일부가 병원으로 복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상당수는 복귀 지연으로 인해 수련 기간이 늘어나 전문의 자격 취득이 늦어지는 것을 우려해 병원으로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는 생활고를 견디지 못해 복귀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3일 중앙재난대책본부 회의 모두발언에서 “최근 전공의 일부가 환자 곁으로 돌아오고 있으며, 전임의 계약률도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의 후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도 브리핑에서 “복귀하는 전공의 숫자가 많지는 않지만, 소수 복귀자가 있다”고 설명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2일 기준 수련병원 소속 레지던트 약 9900명 중 590여 명이 근무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30일보다 약 20명 늘어난 숫자다.

실제로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은 지난달 전공의 10여 명이 복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귀한 전공의들은 내년 3월 공중보건의 근무나 군의관 입대가 불가능해질 것을 우려해 복귀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복귀가 늦어지면 내년 3월 이후까지 추가 수련을 받아야 하고, 이 경우 공보의나 군의관 복무를 1년 미뤄야 한다.

일각에선 이달 말까진 일부 전공의들이 더 복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레지던트 마지막 해인 전공의의 경우 이달 말까지 복귀해야 내년 2월 전문의 시험에 응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공의 수련기간 규정 상 추가 수련을 받아야 하는 기간이 3개월을 초과하면 매년 2월에 있는 전문의 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 5월 이후 복귀할 경우 전문의 취득 시점이 1년 지연되는 것이다. 수도권 대학병원의 4년 차 레지던트는 “지금도 마이너스 통장으로 생활하는 전공의들이 있다. 일부는 이달 중 복귀를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상당수 전공의들은 여전히 복귀를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의료계의 ‘증원 원점 재검토’ 요구를 사실상 거부한 상태에서 복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장기전으로 갈 수밖에 없으니 1년쯤 쉬겠다”는 전공의들도 적지 않다. 비수도권 대학병원 사직 전공의는 “정부가 증원 규모에 대한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야 복귀를 고려할 수 있다. 주위엔 복귀하려는 전공의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전공의들과 함께 계약을 포기하며 병원을 떠났던 전임의들은 점차 병원으로 복귀하는 추세다. 정부는 공보의 소집해제와 군의관 전역과 맞물려 복귀율이 올라간 것으로 보고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이달 2일 현재 100개 수련병원의 전임의 계약률은 65.8%로 지난달 30일 61.7%보다 3.9%포인트 올랐다. 5대 대형병원 전임의 계약률은 68.2%로 더 높았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