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의대 증원 관련 자료요구에 “정원 결정 배정위 자료 확인 못해줘” ‘2000명 증원’ 보정심 회의록만 낼듯 의사단체, 전문가 자료검증 별러
● 정부 “의대 증원 회의록 1개만 제출 검토”
5일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가 의대 증원과 관련해 운영한 주요 회의체는 의료현안협의체(현안협의체)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정원 배정심사위원회(배정위) 등 3개다. 하지만 정부는 “당장 법원에 제출할 수 있는 건 보정심 회의록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의정협의체에서 결론이 안 나자 올 2월 6일 보정심 회의를 열고 의대 2000명 증원을 결정했다. 정부는 보정심 회의는 공공기록물 관리법에 따라 회의록을 생산할 의무가 있는 만큼 회의록을 작성했으며 이를 법원에 낼 방침이다. 하지만 지난해 8월부터 보정심 산하에 운영한 의사 인력 전문위원회 회의록은 없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전문위의 경우 의결 기구가 아니라 회의록 작성이 법적 의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 “정부 자료 미제출 시 불리할 수도”
정부는 올 3월 15∼20일 배정위를 열고 대학별 정원을 결정했다. 하지만 국회 등의 요구에도 심사위원 명단과 회의록 등을 일절 공개하지 않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5일 “배정위 회의록이 있는지, 법원에 제출할지 등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따라 배정위 회의록은 법원에 제출될 가능성이 낮고, 만약 제출될 경우에도 익명 처리 등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선 정부가 회의록 제출에 소극적인 경우 증원 집행정지 재판 결과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부장판사는 “자료를 요구한 2심 재판부가 정부 결정의 정당성을 따지겠다고 한 만큼 정해진 절차에 따라 합리적으로 결정됐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하면 정부 측에 불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 의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는 4일 교수 467명이 참여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응답자 중 96.5%는 “환자 곁을 지키고 싶다”고 했으며 “사직을 강행하겠다”는 교수는 3.5%에 불과했다. 비대위는 8월 말 병원을 떠나겠다고 선언한 강희경 소아청소년과 교수를 비대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