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편서 작년 3월 제작된 칩 발견 BBC “부품 확보→조립, 몇달 안걸려” 英싱크탱크 “北 부품 조달망 강력”
올해 1월 11일 우크라이나에서 발견된 미사일 잔해 속 전자부품에 한글 ‘ㅈ’이 적혀 있다. 북한이 러시아에 지원한 무기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쓰였다는 증거로 꼽힌다. 영국 분쟁군비연구소 제공
영국의 무기감시단체 ‘분쟁군비연구소(CAR)’가 5일(현지 시간) 영국 BBC에 북한의 거침 없는 무기 부품 확보와 신속한 무기 제조 능력이 전쟁 피해를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CAR은 앞서 올 1월 2일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 하르키우를 강타한 러시아 미사일이 북한에서 제조된 ‘화성-11형’이라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BBC에 따르면 당시 확보된 미사일 잔해를 분석하니 핵심 전자부품의 대부분이 지난 수년간 미국과 유럽에서 제조된 것들이었고, 2023년 3월에 만들어진 미국산 반도체 칩도 발견됐다.
북한의 부품 조달은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또 다른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측은 “북한은 홍콩이나 중앙아시아 국가에 가짜 회사를 세운 뒤 중국 국경을 통해 제품을 들여온다”며 “북한의 조달 네트워크가 강력하고 효과적”이라고 전했다.
BBC는 “북한의 무기 제조 능력은 기존의 전쟁은 물론 세계의 불안을 부채질하는 위협 요인이 됐다”고 우려했다. RUSI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이후 컨테이너 총 7000개가 북한에서 러시아로 보내졌다. 최소 100만 개 이상의 북한제 탄약과 로켓포 등이 실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