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검찰총장.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이원석 검찰총장이 최근 “올 9월 임기 만료 전까지 김건희 여사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관련 사건 등 주요 수사를 매듭짓겠다”는 의지를 측근들에게 피력한 것으로 6일 전해졌다.
6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총장은 최근 측근들에게 이같은 뜻을 밝혔다고 한다. 서울중앙지검이 수사 중인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 수원지검이 맡은 이 대표의 대북송금 의혹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현안을 임기 내 직접 마무리해 후임 총장에게 부담을 넘기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총장이 2일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전담팀 구성과 한달 안에 수사 마무리를 지시한 배경에도 검찰 수사의 원칙이 정치적 고려로 위협받아선 안된다는 뜻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총선 직후부터 검찰 안팎에서 이 총장을 향해 해당 사건들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이 총장은 최근 전직 검찰총장 등 다수의 법조계 원로들로부터 “김 여사 사건을 원칙대로 신속히 수사해야 한다. 시간이 더 지체되면 검찰 전체가 국민의 신뢰를 잃게 된다”는 내용의 전화를 수차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 사건에서 검찰이 좌고우면하는 모습을 보이면 검찰의 공정성이 훼손된다는 취지다. 총선 국면에선 정치적 논란으로 번질 수 있어 김 여사 수사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언급하기 어려웠지만, 선거가 끝난 만큼 원칙대로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총장은 이달 2일 대검 월례회의에서 “자가 굽으면 길이를 바로 잴 수 없고 저울이 기울면 무게를 달 수 없다”며 “죄의 무게를 재는 우리가 지켜야 할 선을 넘게 되면 검찰에 대한 국민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게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