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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해진 AI서버 수요… 삼성-SK ‘SSD 용량’ 경쟁

입력 | 2024-05-07 03:00:00

낸드부문까지 회복세 접어들자
삼성-SK, 치열한 기술 경쟁 나서
삼성 “하반기 QLC에도 280단대”
SK “내년 300TB 초고용량 계획”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빅테크들이 서버 확장에 나서며 고부가 낸드 플래시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빅테크를 겨냥해 대만 업체를 중심으로 AI 서버 시장이 확대되면서, 여기에 SSD를 납품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수혜를 보는 구조다. 양사는 최근 1분기(1∼3월) 메모리반도체 가운데 D램에 이어 낸드 부문까지 흑자 전환하며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자 치열한 용량 경쟁에 나섰다.

5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은 대만 폭스콘(훙하이정밀공업)이 지난달 153억3000만 달러의 매출을 내 4월 기준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애플의 핵심 협력사인 폭스콘은 스마트 가전제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상당한 성장”을 보였다고 밝힌 가운데, AI 서버 수요가 “강력한 성장”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AI 서버업체들의 실적도 크게 증가했다. AI 서버 및 스토리지 전문 기업 대만 슈퍼마이크로컴퓨터의 올해 1분기 매출은 38억5000만 달러(약 5조2000억 원)로 전년 대비 200% 급증했다. 미국의 AI 서버 전문 기업인 델 테크놀로지스의 미국 회계연도 기준 4분기(11∼1월) 순이익은 11억6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9% 증가했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유에스는 AI 서버 시장이 올해 400억 달러(약 54조5000억 원)에서 2032년엔 4300억 달러(약 585조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AI 서버에 필수적인 SSD 시장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SSD는 대규모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할 수 있는 장치다. AI가 진화하면 AI가 학습하는 데이터의 크기도 커진다. 데이터 저장 용량과 데이터 속도 증대에 대한 요구도 늘어난다.

특히 방대한 데이터를 보관하려면 고용량 고성능 SSD가 필요하다. 김재준 삼성전자 부사장은 지난달 30일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생성형 AI 모델이 진화하면서 SSD 공급 요청이 급증하고 있다. 2분기 SSD의 출하량은 전 분기보다 100%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SD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솔리다임 포함)의 기업용 SSD(eSSD) 점유율은 각각 45%, 32%였다.

이에 양사의 SSD 용량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양사 모두 용량과 속도가 개선된 쿼드레벨셀(QLC) 방식의 eSSD에 집중하고 있다. QLC는 낸드의 기본 저장 단위인 셀 하나에 4비트(bit)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는 방식이다. 셀 하나에 3비트를 담던 과거 방식보다 저장 용량 및 속도가 빠르다.

삼성전자는 최근 저장 공간을 50% 늘린 업계 최고층 280단대 V(수직) 낸드플래시를 양산했는데, 이를 하반기(7∼12월) QLC SSD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QLC 기반 60TB(테라바이트) 제품을 내놓고, 내년에는 업계 최고 수준인 300TB의 초고용량 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위원은 “eSSD 시장은 AI 서버 수요 증가로 구조적인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양사 모두 높은 지배력이 있는 만큼 하반기부터는 QLC SSD 제품의 라인업이 적극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