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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 컨설팅]시장 소음이 많을수록 자산 배분에 집중해야

입력 | 2024-05-07 03:00:00

美 연준 금리 인하 기대 후퇴
지정학적 리스크 겹쳐 증시 변동성↑
글로벌 자산 배분형 상품 추천
주식·채권 다각화로 리스크 낮춰



이민석 SC제일은행 압구정동지점 부장


Q. 50대 전업주부 A 씨는 최근 증여를 받아 10억 원의 여유자금이 생겨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 과거 주식 투자 관련 손실 경험으로 인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선뜻 의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변동성을 낮추면서도 글로벌 주식 및 채권에 투자할 수 있는 솔루션이 궁금하다.


A.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던 글로벌 증시가 최근 들어 큰 폭의 변동성을 겪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에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이슈까지 재차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의 3월 소비자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연준이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연초만 하더라도 시장은 연준이 올해 6회(125bp·1bp는 0.01%포인트) 이상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시각이 우세했으나 지금은 연준의 금리 인하 횟수를 2회(50bp) 미만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면서 최근 미 국채 금리는 전 구간에서 상승세를 보이며 금융 여건에 부담을 가하고 있다. 연준의 핵심 인사인 존 윌리엄스 뉴욕 연준 총재가 “금리 인상이 기본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데이터가 뒷받침된다면 가능하다”고 밝힌 점도 시장의 고금리 장기화 우려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의 경우 향후 전개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운 데다 원유 시장의 공급 불안을 자극하는 요인이다. 다만 지정학적 이슈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경험적으로 단기에 그친 경우가 많다. 전쟁 영향에 따른 원유 시장의 흐름과 더불어 실물 경제 및 기업 실적 등 펀더멘털 요인들을 함께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 금리, 환율, 원자재 등 주요 거시 경제 요인들이 일제히 새로운 수준에서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만큼 금융시장의 단기 변동성 역시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은 예측보다 대응이 중요한 전쟁 이슈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당분간 물가와 성장의 갈림길 앞에서 방향을 탐색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실질적인 정책 변화를 초래할 수준인지에 대해 재평가가 진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투자자는 두 갈래의 길에서 여전히 물가 우려보다는 성장 기대에 집중해야 한다. 단기적인 변동성에 유의해야 할 시점은 맞지만 경기 연착륙 전망이 유지되는 한 위험 자산의 약세가 장기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 시장에 혼란스러운 소음이 많을수록 포트폴리오의 주요 자산들이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특성을 돌아보며 자산 배분에 집중해야 한다.

우선 채권 투자의 본질은 ‘금리’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 몇 년간 이어진 금리 상승으로 이자 수익이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통화정책 방향성의 ‘인상’ 전환을 가정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본다. 연준이 금리 인상을 고려할 정도로 현재 실질적인 인플레이션 우려가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주식의 경우 단기 불안을 소화하는 과정이 남아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지만 가장 본질적인 ‘기업 이익’ 측면의 펀더멘털 개선세는 여전히 유효하다. 따라서 주식과 채권에 대한 다각화된 접근이 가능한 글로벌 자산 배분형 상품을 분할 매수해 시장의 흐름에 참여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여유자금의 50%로 일단 시장에 참여한 후 변동성이 높아지는 국면마다 추가적인 분할 매수에 나서며 비중을 꾸준히 늘려 가는 것이 중요하다.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로 투자하면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해 과도한 위험을 부담할 필요가 없다. 주식은 기대 수익이 높은 만큼 변동성이 높다. 반면 채권은 위험 부담이 낮은 만큼 수익 기대치도 높지 않다. 이러한 두 가지 자산을 함께 투자한다면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양호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대표적인 포트폴리오인 주식 60%, 채권 40%의 자산 배분의 경우 주식에 100% 투자하는 것보다 변동성을 절반 가까이 낮추는 한편 채권에만 투자하는 포트폴리오에 비해 기대 수익을 2배로 높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자산 배분에 집중하는 것은 꾸준한 성과를 기대할 수 있고 정기적인 리밸런싱(자산 재배분)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장점이 있다. 투자 성향에 따라 포트폴리오의 유형을 재구성하면 각자의 목적에 맞는 자산 배분을 통해 합리적인 투자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민석 SC제일은행 압구정동지점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