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임기 종료를 앞두고 여야 의원들의 막판 외유성 출장이 줄을 잇고 있다. 동아일보 취재 결과 5월 중 확정된 해외 출장만 8건이다. 대부분 조사·연구나 의원외교가 목적이라는데, 임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의원들이 뭘 배우고 무슨 의원외교를 한다는 건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출장자 명단엔 낙선·낙천 의원들이 여럿 이름을 올린 경우도 있다. “말년 휴가” “마지막 배려” 등의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국회 연금개혁특위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위원장과 여야 간사 등은 8일부터 영국과 스웨덴 등 유럽 국가들을 방문한다. 유럽의 연금제도 현황을 파악하고 현지에서 합의를 시도해 볼 계획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유럽 연금제도 현황을 몰라서 연금개혁 합의안을 내놓지 못했다는 건가. 그렇잖아도 연금특위 산하 공론화위가 최근 내놓은 ‘더 내고 더 받는’ 연금개혁안에 대해 ‘개악’ 논란이 큰 상황에서 특위 활동 시한 종료를 코앞에 두고 해외에 나가면 답이 나오나.
새로운미래 설훈 의원과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 등 3명이 9일부터 탄자니아를 방문하는 것을 놓고도 뒷말이 많다. 이들 중 2명은 낙선자다. 당초 이들은 한-아프리카 보건의료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강화하겠다며 아프리카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마다가스카르를 포함한 출장 계획서를 올렸지만 국회사무처가 마다가스카르 일정은 제외를 권고해 탄자니아만 방문하는 것으로 축소됐다고 한다. 애초 임기가 끝나기 전 평소 가기 힘든 나라를 가보자는 식의 발상 아니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