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 79~84㎡ 전셋값, 3억~4억 쑥 10건중 4건 갱신계약 눌러앉는 등 전세매물 22% 줄어 계속 오를 듯 향후 매매값까지 밀어올릴까 우려
23일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4.02.23. 뉴시스
서울 강북구 대표 대단지인 SK북한산시티(3830채) 전용 84㎡는 올해 전세 거래 28건 중 19건이 갱신 계약이다. 10건 중 7건 가까이가 갱신 계약된 셈이다. 이 단지에서 새로 전세계약을 맺으려면 지난해 초 3억 원대 초반에서 1억 원 이상 오른 4억5000만 원 선에 거래해야 한다.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전셋값이 오르자 직전 대비 5% 이하로만 올릴 수 있는 갱신 계약 비중이 늘어났다”며 “서울에서도 저렴한 지역이어서 신혼부부가 많이 찾는데 매물이 많이 없다”고 했다.
● 서울 대단지 전셋값 수억 원 올라
특히 신축 입주가 적은 구 위주로 전셋값 상승세가 가팔랐다. 서울 전셋값이 반등하기 시작한 지난해 5월 넷째 주부터 지난주까지 성동구가 10.43% 올라 서울 25개 구 중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송파구도 7.45% 올랐고, 양천구 6.58%, 은평구 6.35% 등이 높았다.
가장 많이 오른 성동구는 지난해부터 올해 5월까지 입주 물량이 0채다. 올해 예정 물량도 12월 서울숲아이파크리버포레1차(825채)뿐이다. 반면 누적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강남구(4.02%)는 지난해 초부터 올해 4월까지 1만1211채가 입주해 서울에서 가장 많았다.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6607채)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는 “지난해 2월 3000여 채의 개포자이프레지던스도 입주해 전세 수요가 분산되는 효과가 있었다”고 했다.
● 서울 입주물량 부족…“지속 상승” 우려
전문가들은 빌라 기피 현상이 계속되고, 서울 입주 물량이 지속적으로 부족해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는 쉽게 잡히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전셋값이 향후 매매가격을 밀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직방에 따르면 올해 5월 이후 서울 입주 물량은 1만9942채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지난해와 올해 인허가, 착공 물량이 부족한 걸 고려하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공급 부족이 계속되면 매매시장의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