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정의연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참여연대 활동가들이 15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홍콩 ELS 사태’ 관련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2.15/뉴스1
‘중국판 밸류업’ 프로그램에 힘입어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가 약 9개월 만에 6500선을 돌파했다. 올해 최저점을 기록한 1월과 비교하면 30% 이상 급등한 수치다.
이에 따라 50%를 웃돌던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투자 손실률도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가는 홍콩 H지수가 7500~9000선에 닿을 경우 투자자들이 원금 손실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홍콩 H지수는 지난 3일 전일 대비 1.71% 오른 6547.29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9월 이후 약 9개월만에 6500선을 넘은 것으로, 지난 1월 기록한 최저점인 4943.24에 비해 32.44% 상승한 수치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12일 주식 부양을 위해 중국판 밸류업으로 불리는 ‘신(新) 국9조’를 발표했다. 핵심은 △배당금 및 자사주 매입·소각 확대에 동참하지 않는 기업에 페널티를 부여하고 △정부기관 산하 국영기업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이다.
성연주 신영증권 중국전략 담당 연구원은 “중국경제의 구조적 변화는 아니지만 중국 특색에 맞는 정책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증시 반등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투자자들과 금융권이 홍콩 H지수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홍콩 ELS 상품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홍콩 H지수가 지금처럼 반등세를 유지할 경우 손실을 만회할 가능성도 있다.
ELS는 크게 녹인형과 노녹인형(no-knock-in)으로 구분된다. 녹인형은 계약 기간(통상 3년) 중 자산 가격이 가입 시점보다 50% 이하로 떨어지면 원금이 손실되는 상품이다. 원금을 회복하려면 지수 가입 시점보다 70% 이상을 회복해야 한다. 노녹인형은 지수 변동과 상관 없이 만기 시점에 지수가 가입 시보다 65% 수준이면 원금과 이자를 받을 수 있다.
홍콩 H지수가 현재 수준인 6500선을 유지한다면 일부 투자자의 경우 원금 손실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손실 회피 구간으로 불리는 7500~9000까지 오른다면 투자자 손실과 금융사의 배상금 리스크는 크게 완화될 수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2~4분기(4월~12월) 은행권 홍콩 ELS 만기도래액은 9조 9000억 원 수준이다. 여기에 올해 1~2월 투자 손실률이었던 53.5%를 적용하면 예상 손실 규모는 약 5조 원에 이른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