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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패션 최대 행사 ‘메트 갈라’… 제니 등 K팝 아이돌 등장에 환호

입력 | 2024-05-07 16:12:00


평소에도 인파가 끊이지 않는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메트·Met)이 6일 앞 계단에 거대한 레드 카펫이 깔리며 화려한 축제(Gala)의 장으로 변신했다. 세계 패션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행사 중 하나인 ‘메트 갈라’가 개최되며 수많은 관람객들이 몰려 들었다.

이날 레드 카펫엔 세계적인 스타들이 한데 모였다. 배우 제니퍼 로페즈와 젠다야, 가수 두아 리파는 물론 K-팝 아이돌인 블랙핑크 제니와 스트레이키즈 등도 등장해 큰 환호를 받았다. 멀리서라도 스타를 보려는 이들과 주변을 통제하는 경찰 등으로 일대 교통이 마비되기도 했다.




메트 갈라는 1948년부터 해마다 5월에 열리는 메트 미술관의 모금 행사다. 초기엔 단순한 모금 파티였으나 1973년부터 패션지 보그의 편집장이 진행 의장을 맡으며 색깔이 달라졌다. 특히 유명인들이 편집장이 정한 주제에 맞춰 독특한 의상을 입으며 화제를 모았다.

톱스타나 재계 거물 등 약 450명만 초대받는 메트 갈라는 내부 상황을 철저히 비밀에 붙이는 걸로도 유명하다. 입장 티켓 가격도 엄청나다. 전설적인 보그 편집장 안나 윈투어가 의장을 맡았던 1995년엔 1000달러였으나 지금은 7만5000달러가량(약 1억 원)으로 뛰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 메트 갈라는 하루 모금액이 약 2200만 달러였다”고 전했다.

올해 주제는 영국 작가 J.G. 발라드의 소설 ‘시간의 정원’과 이달 말 공개될 메트의 의상 전시 ‘잠자는 숲속의 미녀: 다시 깨어난 패션.’ 참석자들은 이에 맞춰 정원과 동화의 느낌을 살린 화려한 꽃장식을 패션 아이템으로 갖춘 이들이 많았다.

시대적 주류인 인공지능(AI)의 도입도 눈길을 끌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는 메트 갈라에 1930년대 뉴욕 사교계 유명인사인 나탈리 포터 여사의 ‘인격’을 가진 챗GPT를 선보였다. 미 의회에서 이른바 ‘틱톡 금지법’이 통과되며 논란의 중심에 선 틱톡의 추쇼우즈 최고경영자(CEO)도 명예의장으로 등장해 주목받았다.

한편 메트 미술관 인근에선 중동전쟁 반대 시위대가 행사장 쪽으로 오려다가 경찰과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들은 ‘가자지구에 폭탄이 떨어지는 동안 메트 갈라를 금지하라’ 등의 팻말을 들고 가두행진을 벌였다. 시위대 일부는 경찰에 붙잡혀 연행되기도 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