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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 vs 맥베스… 연극 거목들의 셰익스피어 열전

입력 | 2024-05-08 03:00:00

이호재 전무송 박정자의 ‘햄릿’
황정민-송일국 연기 ‘맥베스’
올 여름 나란히 연극무대 달궈



원로 배우부터 중견, 신예 배우까지 총 24명의 출연진이 만드는 연극 ‘햄릿’은 주인공 햄릿의 복수극을 통해 인간 본성을 들여다본다. 손진책 연출가는 “삶과 죽음이라는 영원한 화두를 깊이 있게 담아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사진은 2022년 공연. 신시컴퍼니 제공


배우 이호재, 전무송, 박정자 등 ‘연극계 거목’들이 대거 출연하는 연극 ‘햄릿’과 황정민 주연의 연극 ‘맥베스’가 올여름 나란히 무대에 오른다. 17세기 영국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으로 손꼽히는 두 작품을 실력파 배우들의 연기로 만나볼 수 있는 것.

6월 9일부터 9월 1일까지 서울 종로구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되는 ‘햄릿’은 원로 배우와 창작진의 손을 거쳐 완성된다. 2016년 초연 당시 28회 전 회차 전석이 매진된 작품으로, 이번이 세 번째 시즌이다. 김성녀, 남명렬, 손숙, 정동환 등 ‘대선배’ 배우들부터 양승리, 이충주 등 뮤지컬과 연극을 넘나드는 젊은 배우들까지 총 24명의 화려한 출연진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햄릿 역은 강필석과 이승주가 번갈아 가며 연기한다. 국립극단 예술감독을 지낸 손진책 연출가와 이태섭 무대디자이너의 협업도 눈길을 끈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라는 명대사로도 유명한 연극 ‘햄릿’은 덴마크의 왕자 햄릿이 독살된 선왕의 원수를 갚고자 선과 악 사이에서 느끼는 고뇌를 그린 작품이다. 초연, 재연과 비교해 이번 공연에선 ‘죽음’이라는 주제 의식이 강조된다. 손 연출가는 “관객이 ‘햄릿’을 보며 역설적으로 삶을 반추하게끔 하는 것이 목표”라며 “배우들은 마치 죽은 영혼들처럼 연기함으로써 삶과 죽음 간 경계를 더 적극적으로 허문다”고 말했다.

배우 황정민, 송일국 등이 주역을 맡은 연극 ‘맥베스’는 인간의 욕망이 불러일으킨 파멸을 그린 작품이다. 양정웅 연출가는 “인간의 내밀한 속성을 강렬하고 현대적인 미장센으로 보여주려 한다”고 밝혔다. 샘컴퍼니 제공

배우 황정민이 주인공 역을 맡아 화제가 된 연극 ‘맥베스’는 7월 13일부터 8월 18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장군 맥베스가 마녀의 예언을 따라 국왕을 살해한 뒤 왕좌에 오르지만 끝내 파멸하는 삶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연극 ‘리차드 3세’ 등을 만든 공연제작사 샘컴퍼니가 제작해 처음 선을 보인다.

연출은 연극 ‘파우스트’ ‘코리올라누스’ 등 고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데 열중해 온 양정웅 연출가가 맡았다. 양 연출가는 “4대 비극 중 가장 마지막에 쓰인 만큼 서사와 주제 의식이 군더더기 없이 압축적으로 담긴 수작”이라며 “원작을 최대한 충실하게 담아내되, 시각적으로는 현대적 감성을 전달하려 한다”고 말했다. 무대는 여신동 무대디자이너가 맡았다.

황정민이 연극 무대에 서는 건 2022년 ‘리차드 3세’ 이후 2년 만이다. 배우 송일국과 송영창이 각각 뱅코우, 덩컨 역을 맡아 호흡을 맞춘다. 레이디 맥베스 역은 김소진이, 맥더프 역은 남윤호가 연기한다. 모든 배우는 전 회차 단일 캐스트로 출연한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