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行’ 꿈꾸는 국가대표 성승민 지난달 2, 3차 월드컵 잇달아 銀 올림픽 랭킹 3위… 가능성 높아 남자는 전웅태가 도쿄올림픽 銅 “좋은 경기로 근대5종 알리고파”
승마-펜싱-수영-육상-사격… 고루 잘해야 성승민이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근대5종 올림픽 첫 메달에 도전한다. 파리에서 태어난 ‘근대 올림픽의 아버지’ 피에르 드 쿠베르탱 남작이 고안한 근대5종은 승마, 펜싱, 수영에 육상과 사격을 합친 레이저 런(왼쪽부터)으로 진행된다. 사진 출처 UIPM 홈페이지·대한체육회 제공
“올림픽 무대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떨리는데 메달을 따면 얼마나 벅차오를까 싶다. 올림픽 메달을 꼭 따서 베르사유 궁전의 시상대 위에 서서 태극기를 날리고 싶다.”
한국 여자 근대5종 국가대표 성승민(21)의 말이다. 7월 26일(현지 시간) 개막하는 파리 올림픽은 베르사유 궁전에서 근대5종 경기를 치른다. 궁전 정원 중심부인 에투알 로열 광장에 마련된 특설 경기장에서 승마, 펜싱, 수영, 레이저 런(육상+사격) 경기가 차례대로 펼쳐진다.
한국 근대5종은 전웅태가 2021년 도쿄 올림픽 때 남자 개인전 동메달을 따면서 황금기를 맞았다. 한국 근대5종 선수가 올림픽 메달을 딴 건 전웅태가 처음이었다. 성승민은 한국 여자 근대5종 올림픽 첫 메달로 황금기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성승민은 지난달 국제근대5종연맹(UIPM) 제2, 3차 월드컵에서 연이어 여자 개인전 은메달을 목에 걸면서 파리 올림픽 메달 후보로 떠올랐다.
수영 선수로 대구체육중에 입학한 성승민은 선생님의 권유로 1학년 때 바로 근대5종으로 종목을 바꿨다. 중학교 2, 3학년 때 연달아 전국소년체육대회 정상을 차지한 성승민은 대구체육고 1학년인 2019년에는 전국체육대회에서 여고부 3관왕에 오르며 국내 무대를 평정했다. 이어 개인 첫 국제대회였던 2019 유스 아시아·오세아니아 선수권대회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근대5종 중학부는 펜싱과 승마가 빠진 근대3종, 고등부는 승마가 빠진 근대4종으로 경기를 치른다. 중학교 때부터 하던 기록 종목(수영, 레이저 런)에 강점이 있던 성승민은 최근 기술 종목(펜싱, 승마) 기량까지 올라오면서 성인 무대에서도 메달 경쟁을 이어 가고 있다. 올해 3차 월드컵 때는 처음으로 펜싱 종목 1위를 하기도 했다.
대표팀 합류 이후 시작한 승마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을 때가 있다. 성승민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승마 종목에서 말이 장애물 앞에 멈춰 서는 바람에 실격 처리됐다. 성승민은 “아시안게임을 통해 큰 대회는 중압감이 다르다는 걸 배웠다. 아시안게임에서 긴장감을 경험해본 만큼 올림픽에서는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경기 경험도 더 쌓을 필요가 있다. 성승민은 3차 월드컵 때 마지막 종목인 레이저 런을 선두로 출발했지만 결국 2위로 밀렸다. 성승민은 “레이저 런을 맨 앞에서 출발하는 건 처음이다 보니 선수들이 뒤에서 쫓아오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레이저 런은 원래 자신감이 있는 종목인 만큼 올림픽에서는 이겨내고 싶다”고 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