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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회장, 책임지고 물러나야”…축구지도자협회 성명서 발표

입력 | 2024-05-08 04:09:00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의 거취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축구협회는 이날 오전 긴급 임원회의를 가진 뒤 클린스만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경질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2024.2.16 뉴스1


신생 단체인 한국축구지도자협회(이하 지도자협회)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지도자협회는 7일 성명을 내고 “낙후된 축구 저변은 돌보지 않고 오로지 대표팀 성적에만 몰두하는 현 집행부의 졸속 행정으로 인해 한국 축구가 퇴보하고 있다”며 “정몽규 회장이 이 모든 사태의 책임을 지고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 축구는 올 초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서 요르단에 패해 탈락했고, 지난달에는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대표팀이 U23 아시안컵 8강서 인도네시아에 패하며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 남자 축구는 10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 좌절됐으며, 1984년 로스앤젤레스(LA) 대회 이후 40년 만의 일이라 충격을 안겼다.

지도자협회는 황선홍 감독이 지난 3월 A대표팀의 임시 사령탑으로 선임되는 등 주먹구구식 운영이 화를 자초했다고 비판했다.

지도자협회는 “(일련의 사태는) 우연한 결과가 아닌 예고된 참사”라며 “오래전부터 주먹구구식 감독 선임에 대한 경고를 쏟아냈으나 정몽규 회장 및 집행부는 이러한 우려를 묵살했다. 이런 준비 과정의 무사안일로 인한 결과는 우려했던 대로 한국 축구 역사상 유례없는 대참사로 이어졌다”고 꼬집었다.

지도자협회는 모든 책임을 정 회장에게 돌렸다.

지도자협회는 “2013년 취임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체제는 그동안 공들여 쌓아 올린 한국 축구의 위상과 자긍심을 모두 무너뜨렸다”면서 “중요하고 시급한 본질적 문제는 덮어두고 외면해 왔음을 모두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도자협회는 지난해 승부조작 축구인 사면 시도, 불투명했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 정몽규 회장이 한국프로축구연맹 수장 시절에 도입한 K리그의 U-22 선수 의무 출전 제도 등을 사례로 들었다.

지도자협회는 “오로지 대표팀 성적에만 의존해 성과와 열매만 취해온 협회 지도부를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며 “대표적인 사례가 정 회장 재임 중 치적으로 내세운 21세 이하 저연령 선수의 프로팀 의무 출전이다. 이 제도는 프로팀에서조차 반대하고 있다. 현장의 반발이 심하며, 이런 제도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이는 학원 축구 선수층을 고갈시키고 프로의 근간인 아마추어 축구를 붕괴시키고 있다”고 했다.

이 밖에도 지도자협회는 정 회장 체제에서 추진되는 프로부터 아마추어까지를 아우르는 ‘완전한 승강제’와 관련해서도 “K4리그 팀들이 승격에 따른 예산과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K3 승격을 포기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실패한 제도라고 비판했다.

한편 사단법인 지도자협회는 지난 2월 창립총회를 하고 지난달 9일 출범한 신생 단체다. 설동식 전 서귀포고 감독이 회장을 맡고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