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기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기준금리를 예상대로 5.25~5.5%로 유지하면서 2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지난 7월 이후 6회 연속 동결했다. 뉴스1
미국 고용 시장에서 둔화가 나타나고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인사들이 비둘기파적 발언을 이어가면서 연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되살아나고 있다. 먹구름이 드리웠던 한국은행의 인하 전망에도 다시 불씨가 켜질지 주목된다.
8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최근 사그라들었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미국 고용 지표 둔화로 꿈틀대고 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4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17만 5000건 늘어 지난해 10월 이후 반년 만에 18만 건 아래로 내려갔다. 이는 30만 3000건에 달했던 전월의 절반에 가깝고, 블룸버그 전망치인 24만 4000건을 하회하는 수준이다.
여기에 미 연준 인사들이 비둘기파적(통화완화 선호) 발언도 이어졌다.
연준 서열 2위로 꼽히는 존 윌리엄스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FRB) 총재는 6일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밀컨 콘퍼런스에 참석해 “결국 우리는 금리 인하를 하게 될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통화정책이 매우 좋은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컬럼비아 로터리 클럽에서 “현재 금리가 인플레이션을 완화하는 데 충분히 제약적”이라고 발언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올해 인플레이션이 목표치까지 하락하고 연준이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5월 FOMC 이후 미국의 연내 인하 기대감이 한풀 꺾였던 것과 사뭇 다르다. 당시 연준이 정책금리를 5.25~5.50%에서 유지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하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를 인하하기 위해선 2% 목표를 향한 디스인플레이션 진전에 대한 강한 확신이 필요한데,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다”고 발언하면서 긴축 기조가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 많았었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2일(현지시간)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4월 통화정책방향 회의(통방) 당시 생각했던 3가지 전제가 한 달 새 다 바뀌었다”며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지금 얘기하기 굉장히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이 총재의 이같은 발언에는 무엇보다 FOMC 직후 미국의 금리 인하가 지연될 것이란 인식이 깔려 있었다.
현재 한미 기준금리 차이는 역대 최대인 2.00%포인트(상단 기준)까지 벌어져 있다. 한은이 미국보다 앞서 금리를 낮추면 금리 차가 더욱 벌어지며 달러·원 환율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 지난달 16일 중동발 국제정세 불안으로 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하는 등 고환율 국면에서 선제 인하는 더더욱 어렵다.
다만 앞으로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한은의 자율적 통화정책 여건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시장은 아직까지 조심스러운 반응을 내놓고 있다. 미국 고용지표에서 둔화 신호가 포착됐지만 확신을 가지기엔 이르다는 분석이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지표가 연준 결정에 당장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며 “앞으로 고용과 임금 둔화가 추세로 이어질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