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전세사기피해대책위원회 등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여덟번째 전세사기 희생자 추모 및 대책마련 촉구 기자회견’에서 피해자를 추모하며 헌화하고 있다. 2024.5.8/뉴스1
전세사기·깡통전세피해대구대책위원와 전세사기·깡통전세피해자전국대책위원회(대책위) 등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에서 전세사기 피해를 호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A 씨(30대·여)를 추모했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A 씨는 내 집 마련의 꿈을 꿨지만 전세사기로 최우선 변제금조차 받지 못했다.
지난 1일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남편에게 발견된 A 씨는 올해 초 대구 남구 대명동 일대 빌라 다가구주택 전세사기 피해자다.
그러던 중 지난달 9일 경매 개시 결정이 나오자, A 씨는 이의신청을 준비했다.
하지만 사흘 뒤인 지난달 12일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로부터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받기 위한 네 가지 요건 중 3호 요건이 확실하지 않다는 이유로 ‘피해자’가 아닌 ‘피해자 등’으로 인정받자, 신변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다가구주택 경매 후순위자인 데다 소액임차인에 해당하지도 않아 최우선 변제금을 받지 못했다.
유가족과 대책위 등이 공개한 고인의 유서에는 “괴롭고 힘들어 더 이상 살 수가 없겠다. 빚으로만 살아갈 자신이 없다. 저는 국민도 사람도 아닙니까? 너무 억울하고 비참하다. 살려달라 애원해도 들어주는 곳 하나 없고 저는 어느 나라에 사는 건지…. 도와주지 않는 이 나라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요? 서민은 죽어야만 하나요?”라고 적혔다.
대구에서 전세사기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며, 전국에서는 8번째 희생자인 것으로 대책위는 파악했다.
(대구=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