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잔고증명서 위조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 씨(76)가 지난해 7월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했다. 2023.7.21/뉴스1
법무부는 8일 가석방심사위원회(심사위)를 열고 최 씨의 가석방에 대해 ‘적격’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나이, 형기, 교정성적, 건강상태, 재범 위험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동부구치소에서 복역 중인 최 씨는 박성재 법무부 장관의 최종 허가 후 14일 오전 10시 출고한다. 최 씨는 지난해 7월 21일 사문서 위조 등 혐의 항소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돼 형기 만료를 두 달여 앞두고 있었다.
최 씨가 가석방 심사를 받은 건 세 번째다. 현행법상 형기의 3분의 1 이상을 복역하면 심사 대상이 될 수 있는데, 최 씨의 형기의 약 82%를 채웠다. 올 2월 첫 심사에선 부적격 판정을 받았고, 3월 심사 명단엔 오르지 못했다. 지난달엔 ‘심사 보류’ 결정이 나왔는데, 최 씨가 “정쟁의 대상이 돼 국민들이 우려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뜻을 밝힌 게 영향을 미쳤다. 당시 심사위 내부에서도 정치적 파장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 씨는 이번에도 같은 뜻을 유지했지만 적격 판정이 내려졌다.
법조계에선 본인의 뜻과 관계없이 가석방되는 게 이례적인 결정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드루킹 댓글 여론 조작’ 사건으로 복역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도 ‘가석방 불원서’를 제출했지만 2022년 12월 특별사면된 바 있다.
야권은 법무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법무부가 대통령 장모에게 ‘따뜻한 어버이날 선물’을 보냈다”며 “윤석열 정부가 말하던 공정과 상식은 오늘 다시 한번 불공정과 비상식 앞에 무릎을 꿇었다”고 밝혔다. 조국혁신당도 “(법무부가) 가석방 결정이 날 때까지 매달 (최 씨의 가석방) 심사를 한 것”이라며 “22대 국회가 개원하면, 최 씨의 가석방 결정 과정 전반을 들여다보겠다”고 경고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