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콜택시 섞인 부산 최초 DRT… 휴대전화 호출 6여분 만에 도착 시내버스와 가격 똑같아 호평… 기장군 오시리아 중심 시범 운영 “외곽 지역서 효율성 검증 후 확대”
7일 오후 부산 기장군 대변항 정류장에 기자가 휴대전화로 호출한 수요 응답형 버스 ‘타바라’가 도착해 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7일 오후 부산 기장군 대변항. 점심 식사 후 동부산 롯데아울렛으로 이동하기 위해 휴대전화로 수요 응답형 버스(DRT) ‘타바라’를 호출했다. 타바라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한 뒤 가입했는데 카카오톡 등과 연계돼 절차가 매우 간단했다. 이후 도착지와 출발지를 기입하고 성인 한 명을 탑승 조건으로 한 뒤 확인 버튼을 누르자, 약 6분 뒤 15인용 버스가 정류장에 도착했다.
이용 요금은 부산 시내버스와 같은 1550원(카드 결제). 버스에 오르자 상단 모니터에 미리 앱으로 알려 준 좌석 번호 위치가 표시됐다. 좌석마다 안전띠가 있었고 휴대전화 충전이 가능한 USB 단자가 부착돼 있었다. 함께 하차한 20대 여성은 “택시보다 비용이 싸고 대기 시간도 길지 않아 이 근처에 오면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다만 “앱이 조금 단순한 것 같은데 주변 관광지에 대한 설명 자료 등을 넣거나 좀 더 세련되게 디자인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부산시가 지난해 9월부터 시범 운영 중인 타바라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부산 최초의 DRT로 버스와 콜택시가 섞인 형태다. 기장군 오시리아 단지를 중심으로 동해남부선 오시리아역과 기장역, 주요 관광지인 롯데월드어드벤처, 오랑대공원, 공수마을, 대변항 등 15개 정류장을 오간다. 명칭은 ‘타 봐’의 부산 사투리에서 따왔다. 15인승 버스 5대가 운영 중이다.
기장군에서 운영 중인 타바라의 대기 시간은 평균 6.9분으로 같은 노선으로 운행하는 버스의 평균 대기 시간(13.7분)의 절반 수준이다. 시 관계자는 “조만간 부산 대중교통 빅데이터 용역 결과가 나오면 DRT 서비스를 기장군 외 다른 지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타바라 앱의 시스템 업그레이드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중교통 수단으로서 타바라의 가능성은 확인되고 있다. 부산연구원은 최근 이용객 300명의 설문 조사와 지난해 3개월간 운영 데이터 등을 토대로 ‘기장군 DRT 시범사업 운영 평가’ 보고서를 발표했다.
설문조사 결과 만족도는 평균 91점으로 우수했다. 특히 오시리아 단지 내 관광시설 근무자들 사이에서 타바라가 출퇴근 교통수단으로 점차 자리 잡고 있는 점도 확인됐다.
연구원은 “대중교통 친화 도시로 나아가기 위해 DRT 확대는 자연스러운 현상인 점을 알 수 있었다”며 “향후 DRT의 신규 서비스 지역을 선정할 때는 대중교통 취약 지역과 고령화로 인한 인구 구조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