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기 소프트테니스 여고 단체 도계전산정보고, 2년 연속 준우승 예선서 이겼던 대만팀과 결승 접전 타이 브레이크 끝에 아쉽게 역전패
도계전산정보고 선수들이 8일 제102회 동아일보기 전국소프트테니스대회가 열리고 있는 경북 문경국제소프트테니스장에서 카메라 앞에 섰다. 이 학교 전교생 19명 중 7명이 소프트테니스 선수다. 왼쪽부터 김지영, 신주이, 이한결, 엄주영 감독, 이지아, 이성익 부장 교사, 임소영, 신주영, 이민서. 문경=김동주 기자 zoo@donga.com
강원 삼척시 도계읍에 있는 도계전산정보고는 전교생이 19명뿐이다. 그런데 이 중 7명이 소프트테니스 부원이다. 소프트테니스 선수 7명 중 도계 출신은 김지영(3학년)과 이민서(2학년) 두 명뿐이다. 이지아 임소영(이상 2학년), 신주이(1학년)는 삼척과 이웃한 강원 정선군에서, 신주영(3학년)은 서울, 이한결(2학년)은 인천에서 건너왔다. 주장 김지영은 “친구들이 ‘소프트테니스가 우리 학교를 먹여 살린다’고 한다”며 웃었다. 중학교 때 도계중으로 전학 온 임소영은 “도계는 공기가 좋고 또 우리가 있다”며 소프트테니스 명문팀에서 뛰는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 학교에 소프트테니스부가 생긴 건 2016년이다. 그전까지는 삼척시에 소프트테니스 여고부 팀이 없어 도계중 선수들이 운동을 계속하려면 다른 지역으로 전학을 가야 했다. 이에 2004년부터 도계중에서 지도자 생활을 한 엄주영 감독이 ‘갈수록 학생 수가 줄어드는 도계전산정보고에 소프트테니스부를 만들자’고 제안해 팀이 만들어졌다. 엄 감독은 여전히 도계중과 도계전산정보고 선수들을 함께 지도하고 있다.
도계전산정보고는 팀 창단 2년째였던 2017년 대통령기에서 단체전 첫 우승 기록을 남긴 뒤 지난해에는 한국중고교연맹 회장기에서도 정상을 차지했다. 그러나 국내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동아일보기에서는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지난해 제101회 대회 때 처음으로 결승까지 올랐지만 우석여고(경북 상주시)에 패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도계전산정보고 임소영(왼쪽)과 이민서가 8일 경북 문경국제소프트테니스장에서 열린 제102회 동아일보기 전국소프트테니스대회 여고부 단체전 결승 마지막 복식 경기 도중 점수를 올린 뒤 웃고 있다. 도계전산정보고는 이 경기에서 대만 18세 이하 대표팀에 패했다. 문경=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소프트테니스 단체전은 복식-단식-복식-단식-복식 순서로 경기를 치러 먼저 세 경기를 따내는 팀이 이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도계전산정보고는 제1, 2경기를 모두 내주며 패배 위기에 몰렸다. 주장 김지영과 이지아가 나선 제3경기를 따내 기사회생한 도계전산정보고는 이지아가 단식 경기에서도 승리하면서 파이널 게임까지 승부를 끌고 갔다.
중학교 때 정선에서 도계중으로 전학 온 이지아는 “내가 한 번이라도 지면 팀이 지는 거니까 긴장을 많이 했다. 선생님(감독)께서 ‘잘하고 있으니 치고 싶은 대로 치라’고 해주셔서 힘이 됐다”고 말했다.
도계전산정보고는 2학년 콤비 이민서-임소영 조가 나선 마지막 복식에서도 2-0으로 먼저 치고 나갔다. 하지만 3-3 동점을 허용한 뒤 결국 타이브레이크 승부 끝에 역전패했다. 이민서는 “우승이 눈앞에 있어서 너무 흥분했다. 세게 치면 공이 라인을 벗어날까 봐 치고 싶은 대로 공을 못 쳤다”며 울먹였다.
결승전 패배로 울상이던 도계전산정보고 선수들은 기념사진을 찍을 때는 웃음을 되찾았다. 이민서는 “끝난 건 잊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 제 생일(8월 6일)에도 대회가 있는데 그땐 나한테 우승을 선물로 주고 싶다”며 웃었다.
문경=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