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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이어 제주대서도 ‘의대 증원’ 학칙 개정안 부결

입력 | 2024-05-09 03:00:00

[의대증원 회의록 혼란]
교육부 “장관 결정 따라야… 법 위반”
32개 대학중 12곳만 학칙 개정 완료




부산대에 이어 제주대에서도 의대 입학 정원을 늘리는 학칙 개정안이 학내 기구에서 부결됐다. 정부는 “법적으로 의대 정원은 교육부 장관의 결정에 따라야 한다”며 학칙 개정안 부결은 “법을 위반하는 일”이라고 압박했다.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전날 교무회의에서 학칙 개정안이 부결된) 부산대 상황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고등교육법과 시행령에 따라 대학별 의대 정원은 교육부 장관이 정하는 사항에 따라야 하며 이를 따르지 않으면 시정명령 등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교육부에 따르면 8일 기준으로 정원이 늘어나는 대학 32곳 중 12곳이 학칙 개정을 완료했다. 나머지 20개 대학은 개정 중이다. 특히 정원이 크게 늘어나는 지역 거점 국립대 9곳 중에선 전남대만 학칙 개정을 마쳤다. 교육부 관계자는 “다른 전공 정원은 자율로 정할 수 있지만 법적으로 의대와 사범대 정원은 교육부 장관이 정하게 돼 있다”며 “시정명령을 안 들으면 대학 입학 정원의 5% 이내에서 입학생 모집을 제한하는 행정처분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의대를 포함해 대학 신입생 정원이 총 4000명이라면 그중 200명을 덜 뽑으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압박에 차정인 부산대 총장은 8일 임시 처·국장 회의를 열고 부결된 학칙 개정안을 교무회의에서 재심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제주대에서도 이날 교수평의회와 대학평의원회에서 의대 증원을 반영한 학칙 개정안이 부결되는 등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대 관계자는 “부산대처럼 김일환 총장이 교수평의회에 재심의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원대도 대학평의원회에 학칙 개정안 상정을 철회했다. 전국의대교수협의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부산대의 (학칙 개정안 부결) 결정을 환영한다”며 “대학 자율성을 침해하며 일방적·강압적으로 진행하는 정책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