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초가공 식품(ultraprocessed foods)은 대개 건강을 해치는 나쁜 먹거리로 치부된다. 조기사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여러 연구결과가 발표된 영향이 크다. 그러나 모든 초가공 식품을 멀리할 필요는 없다. 몸에 끼치는 영향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소시지나 햄 같은 가공육이나 당이 많이 첨가된 식품·음료와 곡물을 가공해 만든 빵은 위험의 상관관계가 없다.
미국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Harvard T.H. Chan School of Public Health) 연구진은 미국 의료인 10만여 명을 30여 년 간 추적해 초가공 식품 섭취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한 논문을 8일(현지시각) The BMJ 저널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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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보도에 따르면 초가공 식품을 가장 적게 섭취한 무리는 평균적으로 하루에 약 3회, 가장 많이 섭취한 무리는 하루에 약 7번을 먹었다. 가장 많이 섭취한 사람들은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4%더 높았으며, 신경퇴행성 사망 위험은 9% 증가했다.
이번 연구의 주 저자인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의 임상 역학 및 영양학 부교수인 밍양송 박사는 상관관계가 보통”이라며 모든 종류의 초가공 식품에서 똑같이 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분명한 연관성은 주로 가공 육류 및 당이 많이 들어있거나 인공적으로 당을 많이 첨가한 음료 등 몇몇 하위 그룹에서 주로 나타났다”라고 말했다. 초가공 식품 중에는 좋은 것과 나쁜 것이 함께 있다는 뜻이다.
이번 연구는 초가공 식품 범주 내에서 다양한 하위 그룹을 분석한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시리얼, 통밀 가공 빵 등은 초가공 식품으로 간주되지만, 여기에는 섬유질, 비타민, 미네랄 같은 여러 유익한 영양소가 함유돼 있다”고 송 박사는 말했다. 그는 이어 “반면에, 가공 육류, 당이 많이 첨가된 음료 같은 특정 초가공 식품은 섭취를 피하거나 제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연구자들이 식품 첨가물, 유화제, 향료 등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초가공 식품의 구성 요소를 더 자세히 조사하여 정부와 기관에 식품 규제 방법에 관해 조언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송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사망 위험을 낮추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전반적인 식습관의 질이라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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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쿼드램 연구소의 생명과학 분야 명예 연구원인 피터 와일드 박사는 건강한 식습관이란 다양한 색상의 과일과 채소, 그리고 가능한 한 많은 통곡물을 섭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식품 첨가물이 걱정된다면, 첨가물 함량이 낮은 것을 선택하라. 다만 섭취하려는 초가공 식품의 영양 성분을 주의깊게 고려하라”고 조언했다.
“이것은 흑백논리가 아니다. 특정 음식이 좋거나 나쁜 것이 아니라 두 가지 요소를 모두 포함하고 있으며 둘 사이의 균형은 먹는 양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