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CEO 인터뷰] 슈테판 빙켈만 람보르기니 회장 “韓, 매우 중요… 伊보다 판매량 많아 7월 ‘우루스SE’ 한국 론칭 행사” 2028년 전기차 출시 “최초보다 최고”… “中전기차, 고유성 없다면 위협 안돼”
지난달 24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의 한 호텔에서 람보르기니 슈테판 빙켈만 회장이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빙켈만 회장은 전동화 시대를 맞아 “최초보다 최고의 차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베이징=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정치학을 전공한 그는 1994년 자동차 산업에 뛰어든 뒤 2005∼2016년 12년간 람보르기니 회장을 맡았다. 2016년 아우디스포츠로 자리를 옮겼다가 2020년 다시 돌아온 람보르기니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이다.
● “우루스SE에 삼성SDI 배터리 탑재”
그는 “한국타이어와도 레이싱에서 협업하는 등 (국내 기업들과) 새로운 기회들을 찾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달 3∼5일 람보르기니가 주관한 레이싱 대회에서 람보르기니의 모든 차량에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의 고성능 타이어 ‘벤투스’가 장착됐다. 국내 배터리와 타이어가 럭셔리 슈퍼카에 탑재됨으로써 국내 기업들의 뛰어난 성능이 인정받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람보르기니는 2028년 첫 순수 전기차를 출시하겠다고 선언했다. 전동화 전략이 늦어진다는 지적에 대해 빙켈만 회장은 그의 오래된 철학인 ‘최초보다 최고(Not first, but best)’를 여러 번 강조했다. 그는 “소비자가 원하지 않는데 무리해 전기차를 출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목표를 겨낭하는 단 하나의 총알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루스SE 하이브리드를 현 시점에 출시한 것도 하이브리드 시장이 이제는 무르익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 지난해 한국 판매 대수, 이탈리아 본국보다 많아
람보르기니는 인터뷰 다음 날인 지난달 25일 ‘2024 오토 차이나(베이징모토쇼)’에서도 우루스SE를 대중에 공개했다.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전기차에 대한 그의 생각이 궁금했다. 빙켈만 회장은 “중국 시장은 단순하게 가장 큰 시장이라서가 아니라 기술 혁신이 가장 빠르다는 점에서 중요해졌다”며 “기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당장 내연기관을 버리고 전기차에 모든 돈을 쓸 수 없기 때문에 중국 전기차가 빠른 속도로 따라잡을 수 있다”고 했다.
베이징모터쇼에서는 럭셔리 슈퍼카를 표방하는 중국 가전업체 샤오미의 SU7 전기차,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 1위 비야디(BYD)의 양왕 U9 등이 주목을 받았다. 그렇다면 고급화를 노리는 중국 전기차가 람보르기니에도 위협이 될까. 빙켈만 회장은 “람보르기니에는 그들에게 없는 ‘역사’가 있다”며 “고급화를 한다고 해도 자기만의 고유성이 없다면 위협이 될 수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베이징=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